마약범죄 사건, 행위별 요건과 수사절차

같은 마약 사건이라도 투약·소지·매매·수입 중 어떤 행위로 기소되느냐에 따라 벌금형을 고를 수 있는 죄부터 무기징역까지 있는 죄까지 법정형이 크게 달라집니다. 이 페이지는 행위마다 언제 죄가 완성되고 무엇을 알고 있어야 하는지, 그리고 압수수색·감정·함정수사·공범 진술에서 수사절차가 어떻게 다투어지는지를 공개 판례와 함께 정리합니다.

01

마약 사건은 행위를 나누는 데서 시작합니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이하 마약류관리법)은 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사람이 마약·향정신성의약품을 소지·사용·운반·수입·투약·수수·매매하거나 매매를 유인·권유·알선하는 행위와 대마를 소지·수수·운반·사용하는 행위를 금지하고(제4조 제1항), 대마의 수출입·매매와 매매 알선은 원칙적으로 누구에게나 금지합니다(제3조 제7호). 한 사람의 행동 안에서도 사들인 것(매수), 몸에 넣은 것(투약), 남겨 둔 것(소지), 나눠 준 것(수수·제공)이 각각 따로 평가됩니다.

수사도 행위마다 다른 증거를 찾습니다. 투약은 소변·모발 감정, 소지는 압수물과 보관 장소, 매매는 대화와 송금, 수입은 출입국·통관·배송 기록이 중심입니다. 그래서 상담과 방어 준비는 ‘무엇을 했는가’를 날짜별 행위로 쪼개는 일에서 출발합니다.

조사를 앞두고 있다면

  • “투약 날짜가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데 열흘 사이로 적혀 있습니다.”
  • “모르는 사람이 제게서 샀다고 진술했다고 합니다.”
  • “아는 사람이 몇 번이고 구해 달라고 해서 구해 줬습니다.”
  • “돈은 보냈는데 물건은 받지 못했습니다.”

가족이 수사를 받는다면

  • “집에 압수수색이 들어왔는데 무엇을 확인해야 하나요?”
  • “체포된 뒤 언제까지 구속 여부가 정해지나요?”
  • “치료를 받게 하고 싶은데 사건에 도움이 되나요?”

02

행위별 성립 요건: 언제 완성되고 무엇을 알아야 하나

투약·사용: 몸에 들어간 사실과 그 인식

투약죄는 마약류가 실제로 몸에 들어간 때 성립하고, 그것이 마약류라는 인식(고의)이 있어야 합니다. 죄가 되는 사실을 알지 못한 행위는 벌하지 않으므로(형법 제13조) ‘누군가 몰래 음료에 넣었다’는 주장은 고의를 다투는 정당한 방어입니다. 다만 그 주장은 언제·어디서·누구와 있었는지, 그 사람이 왜 그랬을지 같은 구체적인 사정으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투약은 목격자가 드물어 감정 결과와 행적을 토대로 ‘며칠부터 며칠 사이’처럼 기간으로 기소되는 일이 많고, 판례는 그 범위가 합리적이고 방어에 지장이 없다면 공소사실이 특정된 것으로 봅니다.

소지: 실제로 지배하고 있었는가, 무엇을 하려 했는가

소지는 몸에 지닌 경우뿐 아니라 집·차량·보관함에 두고 언제든 꺼내 쓸 수 있는 상태까지 포함합니다. 여러 사람이 쓰는 공간에서 발견됐다면 누가 그 존재를 알고 관리했는지가 쟁점입니다. 목적도 중요합니다. 수출입할 목적으로 지니고 있었다면 필로폰 같은 향정 나목이나 대마 모두 단순 소지가 아니라 수출입과 같은 무거운 조항이 적용되고(제58조 제1항 제5호·제6호), 대마는 팔 목적으로 지닌 경우에도 매매와 같은 조항이 적용됩니다(제59조 제1항 제7호). 향정 나목은 팔 목적이 있어도 적용 조문은 단순 소지와 같지만(제60조 제1항 제2호) 판매 목적은 양형에서 불리한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투약하고 남은 양을 보관했다면 투약과 별도로 소지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매매·알선·수수: 대가와 완성 시점

돈을 주고받으면 매매, 대가 없이 주고받으면 수수입니다. 직접 팔지 않고 사려는 사람과 팔려는 사람을 이어 주는 매매 알선, 거래를 꾀거나 권하는 유인·권유도 같은 조항에 들어 있습니다. 판례는 매매가 마약류의 소지가 실제로 넘어간 때 완성된다고 보지만, 매매·수수 관련 죄는 미수범도 처벌하므로(제58조 제3항, 제59조 제3항, 제60조 제3항, 제61조 제3항) 대금을 보내고 물건을 받지 못한 경우에도 미수로 처벌될 수 있습니다. 직접 쓰려고 산 것인지 되팔려고 산 것인지는 법정형이 아니라 양형에서 크게 갈립니다.

수입: 국경을 넘는 순간과 ‘몰랐다’는 주장

수입은 마약류를 국외에서 국내로 들여오는 행위로, 판례는 선박·항공기에서 내리거나 지상으로 반입한 때 완성된다고 보고, 국제우편이라면 국내 수신인 앞으로 발신국 우체국 등에 우편물을 제출한 때 실행에 착수한 것으로 봅니다. 필로폰 같은 향정 나목과 대마의 수입은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이어서, 내용물을 알았는지가 사건의 첫 쟁점이 됩니다. 마약류일 수도 있다고 생각하면서 운반이나 수령을 받아들였다면 미필적 고의가 인정될 수 있으므로, 부탁받은 경위, 들은 설명, 약속된 대가, 연락 방식을 대화 원본으로 정리해야 합니다.

행위가 겹치면 죄도 겹칩니다

사서 투약하고 남은 것을 보관하다 지인에게 나눠 주었다면 매수·투약·소지·수수가 모두 검토될 수 있습니다. 상대가 미성년자라면 향정신성의약품을 매매·수수·투약·제공한 행위는 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입니다(제58조 제1항 제7호). 행위를 하나씩 사실대로 나누어 정리하는 것이 과장도 축소도 막는 방법입니다.

03

압수수색·감정·함정수사·공범 진술

압수·수색: 영장이 원칙, 예외는 좁게

사법경찰관은 검사에게 신청하고 검사의 청구로 판사가 발부한 영장에 의해 압수·수색을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15조 제2항). 예외로 체포 현장에서의 압수(제216조 제1항), 범행 중이거나 범행 직후의 범죄 장소에서 긴급히 하는 압수(사후에 지체 없이 영장을 받아야 함, 제216조 제3항), 긴급체포된 사람의 물건에 대한 24시간 이내 압수(제217조), 임의로 제출받은 물건의 압수(제218조)가 있습니다. 이 요건을 벗어나 수집한 증거는 증거로 할 수 없습니다(제308조의2).

소변·모발 감정: 결과만큼 과정이 중요합니다

양성 감정 결과는 마약류가 몸에 들어간 적이 있다는 강한 증거입니다. 그러나 언제, 몇 번, 어떤 경위로 들어갔는지는 감정 결과만으로 정해지지 않아 행적·대화·진술과 함께 판단됩니다. 시료를 언제 어떻게 채취했는지, 봉인과 서명이 있었는지, 보관과 인계가 기록됐는지가 감정 결과를 믿을 수 있는지를 좌우합니다. 감정서와 수사보고서에서 이 과정을 확인하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함정수사: 범의를 만들었는가, 기회를 주었는가

본래 범의가 없던 사람을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으로 끌어들여 범행하게 한 뒤 검거하면 위법한 함정수사로 공소가 무효가 됩니다. 반면 이미 범의를 가진 사람에게 기회를 주는 데 그친 수사는 허용될 수 있고, 수사기관과 직접 관련 없는 사람이 여러 번 부탁한 정도라면 위법한 함정수사로 보지 않습니다. 판례는 위법한 함정수사에 기한 공소를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로 보아 공소기각해 왔습니다. 2026. 10. 2. 개정 형사소송법 제327조는 여기에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하여 공소가 제기되었을 때’를 별도의 공소기각 사유로 더했는데, 함정수사 사건에 이 사유가 어떻게 적용될지는 앞으로 법원의 판단을 지켜봐야 합니다.

공범·제보자 진술: 이해관계를 함께 봅니다

마약 사건은 ‘누구에게서 샀다’는 진술로 수사가 넓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법원은 객관적 물증 없이 그런 진술만 있다면 진술 내용의 합리성과 일관성뿐 아니라 진술자가 다른 혐의로 수사·재판을 받으며 선처를 기대하고 있었는지까지 살핍니다. 공범에 대한 사법경찰관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법정에서 내용을 인정하지 않으면 증거로 쓸 수 없습니다(제312조 제3항).

다른 사람을 끌어들이는 진술은 신중하게

감경을 바라고 사실과 다른 내용으로 다른 사람을 지목하면 그 진술은 결국 대화·송금 기록으로 검증되고, 어긋나면 내 진술 전체의 신빙성까지 잃습니다. 경우에 따라 별도의 책임이 문제 될 수 있으니 무고·위증 페이지도 함께 보세요.

04

행위별 법정형: 필로폰과 대마 비교

마약류관리법 벌칙(2026. 11. 6. 현행)
행위필로폰 등 향정 나목대마
투약·사용징역 10년 이하 또는 벌금 1억 원 이하(제60조 ①2호)흡연·섭취: 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5천만 원 이하(제61조 ①4호)
소지징역 10년 이하 또는 벌금 1억 원 이하(제60조 ①2호)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5천만 원 이하(제61조 ①6호)
매매·매매 알선징역 10년 이하 또는 벌금 1억 원 이하(제60조 ①2호)유기징역 1년 이상(제59조 ①7호)
수수징역 10년 이하 또는 벌금 1억 원 이하(제60조 ①2호)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5천만 원 이하(제61조 ①6호)
수입·수출과 그 목적의 소지무기 또는 징역 5년 이상(제58조 ①6호)무기 또는 징역 5년 이상(제58조 ①5호)
미성년자 상대 행위매매·수수·투약·제공: 무기 또는 징역 5년 이상(제58조 ①7호)수수·제공·흡연하게 함: 유기징역 2년 이상(제58조의2)
미수처벌(제58조 ③, 제60조 ③)처벌(제58조 ③, 제59조 ③, 제61조 ③)

상습범은 제58조의 죄면 사형·무기 또는 10년 이상, 제59조의 죄면 3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 제60조·제61조의 죄는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 마약·향정신성의약품을 소지·사용·수출입 등을 한 가액이 500만 원 이상이면 특정범죄가중법 제11조로 다시 가중되어, 예컨대 제60조의 죄도 가액에 따라 무기 또는 3년 이상(5천만 원 이상이면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이 됩니다.

범죄에 쓰인 마약류와 시설·장비·자금·운반 수단, 그로 인한 수익금은 몰수하고, 몰수할 수 없으면 그 가액을 추징합니다(제67조). 투약·흡연·섭취로 유죄판결(선고유예는 제외)이나 약식명령을 받으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200시간 범위의 수강명령이나 이수명령이 함께 부과됩니다(제40조의2). 마약·향정 가목·라목 등 다른 분류의 법정형은 상위 마약범죄 페이지의 표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해외에서 한 행위와 행위 당시의 법

형법은 대한민국 영역 밖에서 죄를 범한 내국인에게도 적용됩니다(형법 제3조). 처벌 조항은 행위 당시의 법이 기준이므로, 여러 해에 걸친 행위라면 각 행위의 시점을 따로 적어 두어야 합니다.

05

수사 자료와 내 쪽 기록을 맞춰 보기

마약 사건에서 피의자 쪽이 확보할 수 있는 자료는 대부분 ‘수사기관이 무엇을 언제 어떻게 가져갔는지’를 보여 주는 서류와, 내 행동의 맥락을 보여 주는 원본 기록입니다. 둘을 날짜별로 나란히 놓아야 어긋나는 지점이 보입니다.

수사를 받는 사람 쪽

  • 압수·수색영장 사본(혐의사실·압수 대상·장소)
  • 압수목록과 휴대전화 전자정보 목록
  • 체포·압수 일시와 장소, 참여한 사람
  • 소변·모발 채취 일시와 감정 결과 통지
  • 복용 중인 처방약의 처방전·조제 기록
  • 문제 된 대화의 원본(캡처가 아닌 기기·계정 그대로)
  • 송금·가상자산 거래 내역과 각 거래의 목적
  • 출입국·배송 기록(수입 혐의인 경우)

가족 쪽

  • 체포 통지서와 체포 장소·시각
  • 구금 장소와 접견 가능 일정
  • 본인의 치료·상담 기록과 일정
  • 생활 관계를 보여 주는 자료(직장·가족 부양)
남은 물건과 대화를 정리하지 마세요

수사가 시작된 뒤 남은 마약류나 도구를 버리거나 대화방을 나가고 기기를 초기화하면 증거를 없애려 한 사정으로 평가되어 구속 판단(형사소송법 제70조)과 양형에서 불리해집니다. 가족이 대신 정리해 주는 것도 증거인멸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몰랐다는 사정을 보여 줄 기록일수록 그대로 두어야 합니다.

06

수사의 시작부터 재판까지

  1. 01
    수사의 시작

    제보, 다른 사건의 수사, 세관 적발 등으로 시작됩니다. 마약류관리법 위반은 사건에 따라 경찰 또는 중대범죄수사청이 수사합니다.

  2. 02
    압수수색·체포

    영장에 의한 압수수색과 체포가 함께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체포한 피의자를 구속하려면 체포한 때부터 48시간 안에 구속영장을 청구해야 합니다(형사소송법 제200조의2 제5항).

  3. 03
    감정

    압수물과 소변·모발 등 시료를 감정해 물질의 종류와 투약 여부를 확인합니다. 감정 결과 통지를 받으면 날짜와 내용을 보관하세요.

  4. 04
    피의자 조사

    사법경찰관이 신문하며, 진술거부권 고지와 변호인 참여가 보장됩니다(제244조의3·제243조의2).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검토할 때 공소청 검사가 피의자를 면담할 수도 있고 이때도 변호인의 조력이 보장됩니다(제201조 제7항·제8항).

  5. 05
    송치와 기소 판단

    공소청 검사가 기소 여부를 정하고 필요하면 보완수사를 요구합니다. 검사는 사정을 참작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을 수 있고(제247조), 교육 이수 등을 조건으로 한 기소유예도 이 단계에서 판단됩니다.

  6. 06
    재판

    증거능력과 신빙성이 본격적으로 다투어집니다. 투약 사건에서 유죄가 선고되면 수강명령이나 이수명령이 함께 부과되는 것이 원칙입니다.

피의자

수사를 받는 사람이라면

  • 행위를 날짜별로 나눈 표를 먼저 만들기
  • 영장·압수목록·감정 통지를 모두 보관
  • 모르는 질문에는 추측으로 답하지 않기
  • 치료를 원하면 기록이 남는 방식으로 시작
가족

가족이라면

  • 체포 사실과 장소, 구금 기관 확인
  • 본인 대신 자료를 지우거나 옮기지 않기
  • 치료·생활 관계 자료를 정리해 두기
  • 접견 일정과 출석 요구를 함께 관리
2026. 10. 2. 이후 달라진 점

검찰청이 폐지되고 공소청이 출범하면서 검사의 직접 수사가 없어졌습니다. 마약 사건의 피의자신문은 경찰 또는 중대범죄수사청의 사법경찰관이 하고, 공소청 검사가 피의자 의견을 듣더라도 그 진술은 재판 증거로 쓸 수 없습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13). 치료보호 제도는 치료·재활 연계 안내를 참고하세요.

CASE LAW

투약 특정·함정수사·매수자 진술을 다룬 공개 판례 3건

아래 세 건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대법원 판결을 형블리 법률정보팀이 요약하고 해설한 것입니다. 형블리가 관여한 사건이 아니며, 증거와 사실관계가 다르면 같은 결론이 나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판례 01공개 판례 해설

소변 감정으로 정한 ‘열흘 사이 투약’도 특정된 공소사실

대법원 2010. 8. 26. 선고 2010도4671 판결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향정)

핵심 쟁점
소변에서 필로폰 양성반응이 나와 투약 일시를 열흘 기간으로, 장소를 ‘서울 또는 부산 이하 불상’으로 적어 기소한 경우 공소사실이 특정되었다고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피고인은 누군가 몰래 음료에 넣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실관계
피고인의 소변에서 메스암페타민 양성반응이 나오자, 검사는 소변 채취일, 투약 뒤 소변으로 배출되는 기간에 관한 자료, 피고인이 체포 전까지 머물거나 오간 장소에 관한 진술을 토대로 투약 일시를 열흘 기간으로, 장소를 두 도시 중 불상의 곳으로 적어 기소했습니다. 피고인은 체내에 들어간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그 기간 중 다른 사람이 몰래 음료에 넣은 것이라고 주장했고, 그 사람에 대한 수사와 1심 증거조사가 이루어졌습니다. 원심은 투약량·방법·횟수도 불상이라며 이 부분 공소를 기각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공소사실은 범죄의 시일, 장소와 방법을 명시해 특정해야 하지만(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 그 취지가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를 쉽게 하려는 데 있으므로 구성요건 해당 사실을 다른 사실과 식별할 수 있을 정도로 기재하면 족하고, 범죄의 성격상 개괄적 표시가 부득이하며 방어권 행사에 지장이 없다면 특정되지 않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은 기소 당시의 증거로 범죄 일시를 열흘 안으로, 장소를 가능한 범위에서 구체적으로 표시했고, 피고인의 변소에 대응한 수사와 증거조사까지 이루어졌으므로, 향정신성의약품 투약 범죄의 특성을 고려해 합리적인 정도로 특정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수수 부분에 대한 함정수사 주장은 기록상 근거가 없고 제보자가 일관되게 피고인의 제의로 범행이 이루어졌다고 진술했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론
원심판결 파기, 환송(투약 부분 공소기각은 잘못)

해설

투약 사건은 목격자가 없는 경우가 많아 감정 결과와 행적을 토대로 기간을 정해 기소되곤 합니다. 이 판결은 수사기관이 가진 자료로 범위를 가능한 한 좁혔고 피고인이 실제로 방어할 수 있었다면 그런 기재도 적법하다고 봅니다. ‘날짜를 특정하지 못했으니 기소가 무효’라는 주장은 쉽게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피고인 쪽에서 볼 지점은 오히려 고의입니다. 마약류라는 사실을 모르고 섭취했다면 투약죄의 고의가 없지만, 그 주장은 그 기간의 행적과 함께 있던 사람, 그 사람이 왜 그런 행동을 했을지 같은 구체적 사정으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수사기관은 피고인이 지목한 사람을 조사했습니다. 정말 몰래 투약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그 기간의 행적과 만난 사람을 빨리 정리해 알려야 합니다.

판결 당시와 달리 지금은 검사가 수사하지 않고, 경찰 또는 중대범죄수사청이 수사해 송치한 사건을 공소청 검사가 검토해 공소장을 씁니다. 공소사실 특정에 관한 기준(형사소송법 제254조 제4항)은 그대로입니다.

이 판례로 확인할 점 투약 혐의라면 ① 시료 채취 일시와 감정 방법 ② 공소장의 기간·장소가 어떤 자료로 정해졌는지 ③ 그 기간의 행적과 함께 있던 사람을 확인하세요.

판례 02공개 판례 해설

수사기관이 범의를 만들어 냈다면 공소는 무효입니다

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도1247 판결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향정)

핵심 쟁점
필로폰을 구해 올 생각이 없던 사람들에게 수사 담당자와 제보자가 범행을 적극 권유해 수입·수수에 이르게 한 뒤 검거한 경우, 그 공소제기를 적법하다고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사실관계
피고인들은 필로폰 매수·교부·수수·수입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은 이미 범의를 가진 피고인들의 범행 정보를 알아내 검거했을 뿐이라는 수사 담당 공무원과 제보자의 진술을 믿기 어렵고, 원래 국외에서 필로폰을 구해 올 생각이 없었는데 이들의 이른바 ‘작업’으로 비로소 범의를 일으켰다는 피고인들의 진술이 더 신빙성 있다고 보았습니다. 이에 해당 공소사실에 공소기각 판결을 선고했고 검사가 상고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범의를 가진 사람에게 단순히 범행의 기회를 제공하거나 범행을 쉽게 하는 데 그친 수사방법이 경우에 따라 허용될 수 있음은 별론으로 하고, 본래 범의를 가지지 아니한 사람에게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 등을 써서 범의를 유발해 범죄인을 검거하는 함정수사는 위법하며, 이러한 함정수사에 기한 공소제기는 그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에 해당한다고 했습니다. 이 기준에 따라 범의를 유발당한 피고인들의 매수·교부·수수·수입 부분에 공소기각을 선고한 원심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한편 한 피고인의 필로폰 투약 행위는 위법한 함정수사에 기인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며 그 부분 유죄 판단도 유지했습니다.
결론
상고 기각 — 함정수사로 유발된 부분의 공소기각 확정, 투약 부분 유죄 유지

해설

함정수사에서 법원이 묻는 것은 ‘처음부터 범의가 있었는가’입니다. 이미 공급 경로를 가진 사람에게 거래 기회를 준 것과, 그런 생각이 없던 사람을 설득해 범행하게 만든 것은 다르게 평가됩니다. 대법원은 다른 판결에서 범죄의 종류와 성질, 유인자의 지위와 역할, 유인의 경위와 방법, 피유인자의 반응, 처벌 전력, 유인행위 자체의 위법성을 종합해 판단한다고 정리했고, 수사기관과 직접 관련 없는 사람이 반복해 부탁한 정도는 위법한 함정수사가 아니라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검찰 수사관이 함정수사에 관여했지만, 2026. 10. 2.부터는 검사의 직접 수사가 폐지되어 경찰 또는 중대범죄수사청이 수사합니다. 위법한 함정수사의 판단 기준은 어느 수사기관에든 똑같이 적용됩니다. 이 판결이 근거로 든 ‘공소제기의 절차가 법률의 규정에 위반하여 무효인 때’는 개정 형사소송법 제327조에도 공소기각 사유로 남아 있고, 개정법은 ‘중대한 위법수사에 기하여 공소가 제기되었을 때’를 별도 사유로 더했습니다.

함정수사 주장은 기록에 근거가 있어야 받아들여집니다. 누가 먼저 연락했는지, 몇 번 거절했는지, 친분이나 대가로 압박했는지를 보여 주는 대화 원본이 핵심입니다. 같은 사건 안에서도 유발된 행위와 스스로 한 행위(이 사건의 투약)는 따로 판단된다는 점도 기억해야 합니다.

이 판례로 확인할 점 함정수사를 주장하려면 ① 처음 연락하고 제안한 사람 ② 그 사람과 수사기관의 관계 ③ 거절·망설임과 설득 과정을 보여 주는 대화 원본을 정리하세요.

판례 03공개 판례 해설

매수자 진술만 있을 때 유죄를 인정하는 기준

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4도1779 판결마약류관리에관한법률 위반(향정)

핵심 쟁점
매도인으로 지목된 피고인이 부인하고 금융자료 같은 객관적 물증이 없는 상황에서, 필로폰을 샀다는 사람의 진술과 관련자들의 경찰 조서만으로 매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사실관계
피고인은 수감 시절 알게 된 사람에게서 80만 원을 받고 필로폰 약 0.8g을 판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매수했다는 사람은 다른 범죄로 재판을 받던 중 이 범행을 제보했고, 자신의 매수 혐의는 자백이 유일한 증거라는 이유로 불기소되었습니다. 동행했다는 다른 사람은 처음에 공동매수 피의자로 조사받았다가 나중에 목격자로 참고인 조사를 받았습니다. 원심은 매수했다는 사람의 법정진술과 두 사람에 대한 경찰 조서 등을 근거로 유죄를 인정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매도인으로 지목된 피고인이 부인하고 금융자료 등 객관적 물증이 없다면, 매수했다는 사람의 진술만으로 유죄를 인정하려면 그 진술에 증거능력이 있어야 함은 물론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한 신빙성이 있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신빙성은 진술 내용의 합리성·객관적 상당성·전후 일관성뿐 아니라 진술자의 인간됨과 진술로 얻는 이해관계를 함께 보고, 진술자에게 수사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거나 진행 중인 혐의가 있다면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진술에 영향을 미쳤는지도 살펴야 합니다. 또 공범에 대한 사법경찰관리 작성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이 내용을 부인하면 증거로 쓸 수 없고, 진술거부권 행사 여부에 대한 답변이 법이 정한 방식(자필 기재 또는 답변 부분의 기명날인·서명)을 갖추지 않은 조서와 피의자 신분인 사람에게 진술거부권을 고지하지 않고 받은 참고인진술조서도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원심판결 파기, 환송(증거능력과 신빙성 판단의 잘못)

해설

이 판결은 진술자에게 수사가 시작될 가능성이 있거나 진행 중인 혐의가 있다면, 그 궁박한 처지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선처에 대한 기대 등)이 진술에 영향을 주었는지까지 따져야 한다고 말합니다. 이 사건 매수자는 만난 장소, 대금을 보낸 시기와 방법, 건네받은 장소 같은 핵심 사항을 기억하지 못했고 이를 뒷받침하는 금융·통화 내역도 없었습니다.

현행 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도 사법경찰관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는 피고인 또는 변호인이 법정에서 내용을 인정할 때에만 증거로 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진술거부권 고지와 답변 기재 방식(제244조의3)을 지키지 않은 조서는 증거능력이 부정되고, 형식이 참고인 조서여도 실질이 피의자 조사라면 같은 원칙이 적용됩니다.

지목된 사람 쪽에서는 진술자가 당시 어떤 사건으로 수사·재판을 받고 있었는지, 진술이 언제 어떻게 바뀌었는지, 송금·통화 기록이 진술과 맞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반대로 실제 거래가 있었다면 사실과 다른 부인은 대화·계좌 기록과 어긋나 신빙성을 잃는다는 점도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이 판례로 확인할 점 다른 사람의 진술로 지목됐다면 ① 진술자가 당시 받던 수사·재판 ② 진술의 변화 과정 ③ 진술을 뒷받침하거나 반박하는 송금·통화·위치 기록을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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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전에 준비할 자료

마약 사건 상담에서는 기억보다 서류와 날짜가 먼저입니다. 아래 항목을 날짜순으로 정리하면 어떤 행위가 어떤 조문으로 문제 되는지, 절차에서 확인할 것이 무엇인지가 드러납니다.

  • 처음 접한 때부터 수사 개시까지의 날짜별 행위표
  • 문제 된 물질의 이름과 감정 결과
  • 구입처·전달자·함께 있던 사람과 각자의 역할
  • 송금 내역과 각 송금의 목적
  • 대화 상대방 목록과 처음 연락한 사람
  • 영장 사본·압수목록·전자정보 목록
  • 소변·모발 채취 일시와 감정 결과 통지
  • 체포·조사 일시와 진술한 내용 요약
  • 누군가 반복해서 범행을 권유했다면 그 경위
  • 복용 중인 처방약과 진료 기록
  • 과거 마약 관련 처분과 확정일
  • 치료·상담을 받았다면 그 기록과 일정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형블리 상담에서 행위별 쟁점과 조사 전 확인할 점을 먼저 짚어 볼 수 있고, 의견서가 필요하면 법률보고서로 문서를 만들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이름·연락처나 진료 기록처럼 민감한 정보는 꼭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가려서 정리하세요.

자주 묻는 질문

Q투약 날짜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데 기소될 수 있나요?
될 수 있습니다. 투약은 감정 결과와 행적을 토대로 ‘며칠부터 며칠 사이’처럼 기간으로 기소되는 경우가 많고, 대법원은 수사기관이 자료로 범위를 가능한 한 좁혔고 피고인의 방어에 지장이 없다면 공소사실이 특정된 것으로 봅니다. 날짜보다 그 기간의 행적과 함께 있던 사람을 정리하는 것이 실제 방어에 더 도움이 됩니다.
Q누가 몰래 음료에 약을 탄 것 같습니다. 그래도 투약죄가 되나요?
마약류라는 사실을 모르고 섭취했다면 고의가 없어 투약죄가 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형법 제13조). 다만 그 주장은 장소·시간·함께 있던 사람·의심되는 이유 같은 구체적 사정으로 뒷받침되어야 합니다. 피해를 의심한다면 빨리 병원 검사와 112 신고를 하고, 당시 기록을 지우지 말고 보관하세요.
Q다른 피의자가 저에게서 샀다고 진술했습니다. 그 진술만으로 유죄가 되나요?
객관적 물증 없이 매수자 진술만 있다면, 그 진술에 증거능력이 있고 합리적 의심을 배제할 만큼 믿을 수 있어야 유죄가 됩니다. 법원은 진술자가 다른 혐의로 수사·재판을 받으며 선처를 기대했는지도 봅니다. 공범의 경찰 조서는 피고인이 내용을 인정하지 않으면 증거로 쓸 수 없습니다(형사소송법 제312조 제3항).
Q아는 사람이 계속 부탁해서 구해 줬는데, 그 사람이 정보원이었습니다.
본래 범의가 없던 사람에게 수사기관이 사술이나 계략으로 범의를 일으키게 했다면 위법한 함정수사로 공소가 무효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유인한 사람이 수사기관과 직접 관련이 없고 단지 여러 번 부탁한 정도라면 위법한 함정수사로 보지 않습니다. 처음 제안한 사람, 거절한 기록, 수사기관과의 관계를 보여 주는 자료가 필요합니다.
Q돈을 보냈는데 물건을 받지 못했습니다. 그래도 처벌되나요?
매매는 마약류의 소지가 넘어간 때 완성되지만, 마약류관리법은 매매 관련 죄의 미수범도 처벌합니다(제60조 제3항 등). 판매자가 실제로 마약류를 가지고 있거나 구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 거래가 어디까지 진행됐는지에 따라 미수 성립 여부가 달라지므로 대화와 송금 기록을 그대로 보존하세요.
Q치료를 받으면 처벌이 달라지나요?
치료는 처벌을 없애 주지는 않지만 절차와 양형에서 고려됩니다. 공소청 검사는 사정을 참작해 공소를 제기하지 않을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247조), 교육 이수 등을 조건으로 한 기소유예도 이 단계에서 판단됩니다. 투약 사건에서 유죄가 선고되면 수강명령이나 이수명령이 함께 부과되는 것이 원칙이니(마약류관리법 제40조의2), 치료를 시작했다면 날짜가 드러나는 기록을 남겨 두세요.
관련 법령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4조(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자의 마약류 취급 금지)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8조(벌칙)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59조(벌칙)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0조(벌칙)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1조(벌칙)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40조의2(형벌과 수강명령 등의 병과)
  •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67조(몰수)
  •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11조(마약사범 등의 가중처벌)
  • 형사소송법 제216조(영장에 의하지 아니한 강제처분)
  • 형사소송법 제308조의2(위법수집증거의 배제)
  • 형사소송법 제312조(사법경찰관의 조서 등)
  • 형법 제13조(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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