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고·위증 사건, 허위성 및 고의의 판단

무고죄와 위증죄는 ‘거짓말을 했는가’라는 한 문장으로 판단되지 않습니다. 무고는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지와 신고자가 그것을 알았는지를, 위증은 증인이 자신의 기억과 다르게 말했는지를 봅니다. 이 페이지는 두 죄의 판단 기준과 절차를 정리하고 대법원 판결 3건으로 설명합니다.

01

무고죄와 위증죄, 어떤 거짓이 처벌되나요

무고죄는 다른 사람이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경찰 등 공무소나 공무원에게 거짓 사실을 신고하는 범죄입니다(형법 제156조). 고소장·진정서·민원처럼 형식은 달라도 처벌이나 징계를 촉구하는 신고라면 대상이 됩니다. 위증죄는 법률에 따라 선서한 증인이 법정 등에서 거짓 진술을 하는 범죄입니다(형법 제152조).

두 죄는 모두 수사와 재판이 진실을 바탕으로 이루어지도록 보호하는 범죄여서, 개인 사이에 합의했다고 사건이 끝나지 않습니다. 동시에 처벌 범위가 넓어지면 정당한 고소와 증언까지 위축될 수 있어, 법원은 허위성과 고의를 엄격하게 따집니다. 그래서 무고·위증 사건은 원래 사건(무고나 위증이 문제된 그 사건)의 기록과 결론을 함께 읽어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무고

거짓 사실을 신고해 남을 형사처분·징계처분 받게 하려는 행위.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500만 원 이하의 벌금.

위증

법률에 따라 선서한 증인이 기억에 반하는 진술을 한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

모해위증

형사·징계사건의 피고인·피의자·징계혐의자를 해칠 목적의 위증.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벌금형이 없습니다.

허위 감정·통역·번역

법률에 따라 선서한 감정인·통역인·번역인의 허위 감정 등도 위증과 같은 형으로 처벌됩니다(형법 제154조).

무고로 고소를 당했다면

  • “제 고소가 무혐의로 끝나자 상대가 저를 무고로 고소했습니다.”
  • “일부 기억이 틀렸을 뿐인데 무고가 되나요?”
  • “조사해 달라는 뜻으로 진정을 냈을 뿐입니다.”

거짓 신고·증언으로 피해를 입었다면

  • “없는 일로 고소당해 몇 달 동안 조사를 받았습니다.”
  • “증인이 법정에서 사실과 다르게 말해 재판에서 졌습니다.”
  • “무죄가 나왔는데 무고로 고소할 수 있나요?”

증인으로 나가야 한다면

  • “기억이 흐릿한 부분은 어떻게 답해야 하나요?”
  • “제게도 불리한 질문을 받을 것 같습니다.”

02

허위성·고의·증언 의무, 네 가지 판단 기준

무고·위증 사건에서 법원이 실제로 확인하는 질문은 아래 네 가지로 모입니다. 무고는 ①②, 위증은 ③④가 중심입니다.

①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지(무고의 허위성)

무고죄의 ‘허위’는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한다는 뜻이고, 이 점은 적극적으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신고 내용을 사실로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 곧 허위라고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이 판례입니다(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3도5114 판결). 그래서 원래 사건이 증거 부족으로 불송치·불기소되거나 무죄가 났다는 사실만으로 무고가 되지는 않습니다. 또 범죄 성립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정황을 다소 과장했거나, 사실은 그대로 알리면서 그에 대한 법률적 평가(어떤 죄가 되는지)를 잘못한 경우는 허위 사실의 신고로 보기 어렵습니다. 성범죄 사건에서 이 기준이 어떻게 적용되는지는 성범죄 무고·허위신고에 정리돼 있습니다.

② 거짓일 수 있다고 알면서 신고했는지(무고의 고의)

무고의 고의는 확정적일 필요가 없고 미필적 고의로도 충분합니다. 대법원은 진실하다는 확신이 없는 사실을 신고한 경우에도 고의를 인정할 수 있고, 남이 형사처분을 받게 되리라는 인식만 있으면 ‘처분을 받게 할 목적’이 인정되며, 허위임을 알면서 신고한 이상 ‘조사를 해 달라는 뜻이었다’는 이유로 고의가 부정되지 않는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2도3413 판결). 반대로 신고자가 알고 있던 객관적 사실관계로 보아도 허위일 가능성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고의가 부정될 수 있습니다. 결국 신고 당시 신고자가 무엇을 알고 있었는지가 판단의 중심입니다.

③ 증인이 자기 기억과 다르게 말했는지(위증의 허위)

위증죄의 ‘허위의 진술’은 객관적 사실과 다른 진술이 아니라 증인이 자기 기억에 반하여 한 진술을 말합니다. 그래서 증언이 사실과 어긋나도 증인이 기억대로 말했다면 위증이 아니고, 증언이 거짓인지는 단편적인 구절이 아니라 그 신문 절차에서 한 증언 전체를 하나로 보아 판단합니다. 증인이 착오에 빠져 기억에 반한다는 인식 없이 증언했다면 위증의 범의가 없습니다(대법원 1991. 5. 10. 선고 89도1748 판결). 질문을 오해하고 답한 부분, 같은 신문 안에서 고쳐 말한 부분도 이 기준으로 함께 봅니다.

④ 위증죄의 주체가 될 수 있는지, 증언거부권을 들었는지

위증죄는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만 저지를 수 있습니다. 자기 사건의 피고인은 증인이 아니므로 법정에서 사실과 다르게 말해도 위증죄가 되지 않고, 선서 없이 진술하는 16세 미만의 증인(형사소송법 제159조)이나 수사기관에서 선서 없이 진술한 참고인도 위증죄의 대상이 아닙니다. 민사재판의 당사자 본인이 선서하고 거짓 진술을 하면 위증죄가 아니라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입니다(민사소송법 제370조). 또 자기나 친족이 형사처벌을 받을 사실이 드러날 수 있는 증언은 거부할 수 있고(형사소송법 제148조), 재판장은 신문 전에 이를 설명해야 합니다(제160조). 이 설명을 듣지 못해 사실상 거부권을 쓰지 못한 채 한 거짓 진술은 위증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대법원 2010. 1. 21. 선고 2008도942 전원합의체 판결).

내 사건 증인에게 거짓 증언을 부탁하면 위증교사가 될 수 있습니다

피고인이 자기 사건에서 거짓으로 진술하는 것은 방어권의 범위로 보아 처벌하지 않지만, 자기 형사사건의 증인에게 거짓 증언을 하도록 부탁해 그 증인이 위증하면 방어권 남용으로서 위증교사죄가 성립합니다(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3도5114 판결). 증인과 진술을 맞추는 행동은 구속 판단에서도 증거인멸 염려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03

무고로 맞고소하기 전에 확인할 것

무고 고소를 원래 사건이 끝난 뒤에만 할 수 있다는 법 규정은 없습니다. 다만 무고의 허위성은 적극적으로 증명되어야 하고, 그 증명의 핵심 자료는 대개 원래 사건의 수사 결과와 판결 이유입니다. 원래 사건이 진행 중일 때 서둘러 무고로 맞고소하면 ‘상대를 압박하려는 고소’로 비치거나, 원래 사건의 결론이 나기 전까지 판단이 미뤄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 원래 사건의 결정서·판결문과 그 이유
  • 결론이 ‘증거 부족’인지 ‘사실이 아님’인지
  • 상대 신고 내용 중 객관 자료와 정면으로 어긋나는 부분
  • 상대가 신고 당시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는 정황
  • 신고 전후 상대의 요구(돈·합의 조건 등)
  • 내 주장을 뒷받침할 메시지·영상·이동 기록
무고 고소도 사실에 근거해야 합니다

상대의 고소가 거짓이라는 근거 없이 ‘무혐의가 났으니 무고’라는 이유만으로 맞고소하면 받아들여지기 어렵고, 그 고소 내용에 내가 아는 사실과 다른 부분이 있다면 이번에는 내가 무고 혐의를 받을 수 있습니다. 상대의 신고 중 어느 부분이 어떤 자료와 어떻게 어긋나는지를 특정해 고소해야 합니다.

거짓 신고나 거짓 증언 때문에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면, 그 무고나 위증이 확정판결로 증명된 경우 재심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420조 제2호·제3호). 민사재판에서 증인의 거짓 진술이 판결의 증거가 된 경우에도 그 증인에 대한 유죄판결이 확정되는 등 요건을 갖추면 재심의 소를 낼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451조 제1항 제7호·제2항).

04

법정형과 자백·자수 감면 특례

무고·위증 관련 처벌 규정(2026. 11. 6. 현행 조문)
구분조문법정형·효과공소시효
위증형법 제152조 제1항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1천만 원 이하7년
모해위증형법 제152조 제2항징역 10년 이하(벌금형 없음)10년
허위 감정·통역·번역형법 제154조위증·모해위증의 예에 따름위증·모해위증과 같음
무고형법 제156조징역 10년 이하 또는 벌금 1천500만 원 이하10년
위증·무고 후 자백·자수형법 제153조·제157조재판 또는 징계처분 확정 전이면 형을 반드시 감경 또는 면제해당 없음
민사 당사자 본인의 거짓 진술민사소송법 제370조500만 원 이하 과태료(형사처벌 아님)해당 없음

공소시효는 형사소송법 제249조 제1항에 따라 장기 10년 이상의 징역에 해당하면 10년, 장기 10년 미만이면 7년입니다. 무고·위증은 반의사불벌죄나 친고죄가 아니어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거나 당사자끼리 합의해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합의와 피해 회복은 형을 정할 때 범행 후의 정황으로 고려됩니다(형법 제51조).

자백·자수는 ‘확정 전’이어야 합니다

위증한 사람이 그 증언한 사건의 재판이나 징계처분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하거나 자수하면 형을 감경하거나 면제합니다(형법 제153조). 무고에도 같은 규정이 적용됩니다(제157조). 법원이 재량으로 고려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감경 또는 면제해야 하는 특례이므로, 잘못된 신고나 증언을 바로잡으려면 원래 사건이 확정되기 전에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른 사람의 형사사건에 관한 증거를 없애거나 위조하는 행위, 증인을 숨기거나 도피하게 하는 행위는 증거인멸죄(형법 제155조)로 따로 처벌됩니다. 무고·위증 사건에서 관련 자료를 없애거나 증인을 숨게 하면 이 문제가 함께 생길 수 있고, 증인에게 진술을 바꿔 달라고 요구하는 것도 위증교사나 구속 판단에서 불리한 사정이 될 수 있습니다.

05

증거·자료 — 원래 사건의 기록이 출발점입니다

피무고자·상대 당사자

거짓 신고·증언의 피해를 입었다면

  • 원래 사건의 불송치·불기소 결정서나 판결문을 확보하고 그 이유를 확인합니다
  • 상대의 신고·증언 중 객관 자료와 어긋나는 부분을 문장 단위로 표시합니다
  • 상대가 신고·증언 당시 진실을 알았음을 보여 주는 메시지·녹음·문서를 모읍니다
  • 위증이라면 증인신문조서와 증언의 전체 흐름을 확인합니다
  • 신고 전후 상대의 금전 요구나 협박성 연락을 시간순으로 정리합니다
피의자·피고소인

무고·위증 혐의를 받는다면

  • 신고·증언 당시 내가 알고 있던 사실과 그 근거 자료를 정리합니다
  • 직접 겪은 일과 전해 들은 일, 추측한 부분을 구분합니다
  • 기억이 틀렸다면 왜 그렇게 기억했는지 설명할 자료를 찾습니다
  • 증언거부사유가 있었는지, 거부권 고지를 받았는지 조서에서 확인합니다
  • 원래 사건의 결론이 ‘증거 부족’인지 ‘허위 판명’인지 구분합니다
  • 원래 사건의 고소장·진정서 사본
  • 불송치·불기소 결정서 또는 판결문
  • 증인신문조서·법정 진술 기록
  • 신고 전후 주고받은 메시지 원본
  • 녹음 파일 원본(편집 없이)
  • 객관 자료(계좌 내역·출입 기록·영상)
  • 원래 사건에서 제출된 증거 목록
  • 관련자들의 연락처와 관계

원래 사건이 경찰 단계에서 불송치로 끝났다면 고소인은 결정서와 이의신청 안내를 받고, 이의신청을 위해 수사기록 열람·등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6·제245조의12). 재판으로 끝난 사건은 판결문과 공판 기록이 핵심 자료가 됩니다. 어떤 자료든 원본을 편집하지 말고 그대로 보관하세요.

06

무고·위증 사건이 진행되는 순서

  1. 01
    고소·인지

    피해를 입은 사람이 고소하거나, 원래 사건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수사기관이 무고·위증 혐의를 알게 되어 수사가 시작됩니다.

  2. 02
    경찰 등 수사기관 조사

    2026. 10. 2.부터 검사의 직접 수사권이 폐지되어 무고·위증 사건도 경찰 등 수사기관이 수사합니다. 피의자는 진술거부권을 고지받고 변호인 참여를 신청할 수 있으며, 원래 사건 기록이 주요 조사 자료가 됩니다.

  3. 03
    송치·불송치

    경찰이 불송치하면 고소인은 7일 이내에 결정서와 안내를 받고, 2026. 10. 2. 이후 통지분부터 통지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6·제245조의7). 무고처럼 직접적인 이해관계가 있어 범죄피해자에 준하는 범죄로 대통령령이 정한 사건은 고발인도 이의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같은 조 제2항, 2026. 10. 2. 시행).

  4. 04
    공소청의 기소 여부 판단

    송치된 사건은 공소청 검사가 기소 여부를 정합니다. 필요하면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 당사자의 의견을 들을 수 있고, 이 의견 청취에서 나온 진술은 재판 증거로 쓰지 못합니다(제245조의13).

  5. 05
    재판

    공판에서는 신고·증언의 허위성과 고의를 다툽니다. 원래 사건의 판결 이유, 신고 당시의 정황, 증언 전체의 취지가 주로 검토됩니다.

  6. 06
    항소·확정

    1심 판결에 불복하면 선고일부터 7일 이내에 항소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358조). 무고·위증이 확정판결로 증명되면 원래 사건의 재심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

고소한 쪽의 불복 경로

  • 경찰 불송치 → 3개월 안에 이의신청(2026. 10. 2. 이후 통지분)
  • 2026. 10. 2. 이후 수사가 시작된 사건은 6개월 이상 실질적 수사가 없으면 이의 제기(제245조의11)
  • 검사 불기소 → 통지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항고(공소청법 제57조), 그 뒤 재정신청

혐의를 받는 쪽이 챙길 점

  • 신고·증언 당시의 인식과 근거를 시간순으로 정리
  • 원래 사건이 확정되기 전이라면 자백·자수 특례(형법 제153조·제157조) 검토
  • 상대·증인에게 연락해 진술 변경을 요구하지 않기

CASE LAW

공개 판례로 보는 무고·위증 판단

아래 세 판결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대법원 판결을 형블리 법률정보팀이 요약하고 해설한 것입니다. 형블리가 관여한 사건이 아니며, 신고·증언 당시의 사정이 다르면 결론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판례 01공개 판례 해설

확신 없이 한 신고도 무고의 고의가 될 수 있다

대법원 2022. 6. 30. 선고 2022도3413 판결무고

핵심 쟁점
신고자가 신고 내용이 거짓이라고 확신하지는 않았고 조사를 해 달라는 취지였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도 무고의 고의와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사실관계
피고인은 관계 기관에 민원을 내면서, 한 약사가 자격이 없는 종업원에게 불특정 다수 환자에게 의약품을 판매하도록 지시했고 실제로 자신에게도 의약품을 판매하게 했다는 등의 내용을 신고했습니다. 1심과 원심은 민원 내용이 객관적 사실관계에 반하는 허위이고, 피고인이 적어도 허위이거나 허위일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아 무고죄를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은 무고의 고의가 없었다며 상고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무고죄는 남이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 경우에 성립하고, 범의는 확정적 고의일 필요 없이 미필적 고의로도 충분하므로 허위라고 확신한 사실뿐 아니라 진실하다는 확신이 없는 사실을 신고한 경우에도 범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처분을 받게 할 목적은 허위신고로 다른 사람이 형사처분을 받게 되리라는 인식만 있으면 충분하고 결과 발생을 희망할 필요는 없으므로, 허위임을 알면서 신고한 이상 필요한 조사를 해 달라는 목적이었다는 등의 이유로 범의가 부정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또 신고자가 알고 있던 객관적 사실관계로도 허위 가능성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고의를 부정할 수 있지만, 허위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무시한 채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한 경우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결론
상고 기각 — 무고 유죄 확정

해설

‘혹시 모르니 조사라도 해 달라’는 생각으로 한 신고라도, 신고자가 알고 있던 사실만으로도 거짓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그대로 신고했다면 무고의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는 판결입니다. 법원은 ‘나는 내 주장이 옳다고 믿었다’는 진술보다 신고 당시 신고자가 알고 있던 객관적 사실이 무엇이었는지를 기준으로 봅니다.

고소·진정·민원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직접 보거나 확인한 사실과 추측·전해 들은 내용을 구분해 적고, 추측이라면 추측이라고 밝히는 것이 정확한 신고입니다. 반대로 무고를 주장하는 쪽은 신고자가 신고 당시 이미 알고 있던 사실, 예를 들어 반대 사실을 보여 주는 자료를 받아 본 적이 있는지 같은 정황을 구체적으로 보여 줘야 합니다.

이 판례로 확인할 점 무고의 고의는 확정적 인식이 아니어도 됩니다. 신고 당시 알던 사실에 비추어 거짓일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신고했다면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판례 02공개 판례 해설

객관적 사실과 다른 증언이라도 곧 위증은 아니다

대법원 1991. 5. 10. 선고 89도1748 판결위증

핵심 쟁점
증인의 법정 진술이 객관적 사실과 어긋나는 경우 그것만으로 기억에 반하는 허위 진술, 즉 위증이라고 볼 수 있는지, 증언의 허위 여부를 어떤 방식으로 판단해야 하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사실관계
피고인 1은 상가 건물의 소유 관계가 문제된 다른 사람의 배임 등 항소사건에 증인으로 나가, 지하실 평면도 중 두 구역이 공용으로 쓰는 부분이라고 증언했습니다. 그중 한 구역은 실제로는 그 사건 피고인의 단독 소유였고, 1심과 원심은 증언이 객관적 사실과 다르다는 점을 근거로 위증을 인정했습니다. 그런데 피고인 1은 증인신문 내내 지하실 중 그 사람의 단독 소유는 일부뿐이고 나머지는 공유라는 취지로 일관되게 진술했고, 문제된 증언대로라면 오히려 피고인 1 자신을 포함한 공유자들에게 불리한 결과가 될 수 있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위증죄에서 증언이 기억에 반하는 허위의 진술인지를 가릴 때에는 증언의 단편적인 구절에 구애될 것이 아니라 그 신문 절차에서 한 증언 전체를 일체로 파악해야 하고, 그 결과 증인이 착오에 빠져 기억에 반한다는 인식 없이 증언했음이 밝혀지면 위증의 범의를 인정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증언 전체의 일관된 취지, 피고인 1이 오랫동안 건물 관리를 맡아 지하실 위치를 잘 알았던 점, 문제된 증언이 오히려 자신의 고소 취지와도 어긋나는 결과가 될 수 있었던 점을 들어 기억에 반해 증언했다기보다 착오에 빠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증언이 객관적 사실과 다르다는 점만으로 위증이라고 단정한 원심은 법리를 오해하거나 심리를 다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피고인 1에 대한 원심판결 파기, 환송(피고인 2의 상고는 기각)

해설

위증죄의 ‘허위’는 객관적 진실과 다른 진술이 아니라 증인이 자신의 기억과 다르게 한 진술이라는 점을 보여 주는 판결입니다. 그래서 위증 고소에서는 ‘증언이 사실과 다르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증인이 그 부분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었는지, 일부러 다르게 말할 이유가 있었는지까지 보여 줘야 합니다.

증언 전체를 하나로 본다는 기준도 중요합니다. 질문을 잘못 이해하고 답했거나 같은 신문 안에서 다른 취지로 설명한 부분이 있다면 한 문장만 떼어 위증이라고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증인으로 나가야 하는 사람이라면 기억나는 것과 기억나지 않는 것, 직접 본 것과 전해 들은 것을 구분해 답하는 것이 가장 정확한 증언입니다.

이 판례로 확인할 점 위증은 ‘기억에 반하는’ 진술입니다. 증언 전체의 취지와 증인의 기억 상태, 다르게 말할 동기가 있었는지를 함께 따집니다.

판례 03공개 판례 해설

증언거부권을 듣지 못한 증인의 거짓 증언과 위증죄

대법원 2010. 1. 21. 선고 2008도942 전원합의체 판결위증

핵심 쟁점
자신에게 불리한 사실에 관한 질문을 받게 된 증인이 재판장으로부터 증언을 거부할 수 있다는 설명을 듣지 못한 채 거짓 진술을 한 경우에도 위증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사실관계
피고인은 상대방과 서로 상해를 입힌 쌍방 상해 사건으로 함께 기소되어 공동피고인으로 재판을 받으며, 자신은 폭행한 사실이 없다고 다투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중 상대방에 대한 상해 사건의 변론이 분리되면서 피고인이 그 사건의 피해자 증인으로 채택되었고, 검사로부터 자신의 폭행 여부에 관한 신문을 받게 되었습니다. 피고인은 재판장으로부터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한 상태에서 종전 주장을 그대로 되풀이해 거짓 진술에 이르렀고, 위증죄로 기소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법률에 의하여 선서한 증인’이란 법률이 정한 절차에 따라 유효한 선서를 한 증인이고 신문도 법률이 정한 절차를 지켜 이루어져야 하므로, 증인 보호 규정이 지켜지지 않았다면 허위 진술을 했더라도 원칙적으로 위증죄로 처벌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재판장이 위증의 벌을 경고하지 않았더라도 증인이 그 내용이 담긴 선서서를 낭독하고 서명했다면 증인 보호에 사실상 장애가 없어 위증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증언거부권을 고지하지 않은 경우에는 증인이 처한 구체적 상황, 증언거부사유의 내용, 그 권리를 이미 알고 있었는지, 고지받았더라도 허위 진술을 했을 정황이 있는지를 종합해 진술이 진정한 의사에 따른 것인지를 기준으로 판단하고, 자기부죄거부특권에 관한 것 등 거부권 행사에 사실상 장애가 초래되었다면 위증죄 성립을 부정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와 다른 종전 전원합의체 판결의 견해는 변경했습니다.
결론
상고 기각 — 위증죄를 인정하지 않은 원심 판단 확정

해설

자신도 연루된 사건의 증인으로 서게 되면 자기에게 형사책임이 생길 수 있는 질문에는 증언을 거부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148조). 재판장은 그런 증인에게 신문 전에 이 권리를 설명해야 하고(제160조), 이 판결은 그 설명이 없어 사실상 거부권을 쓰지 못한 채 한 거짓 진술은 위증죄로 처벌하지 않는다고 정리했습니다. 쌍방 사건처럼 공범이나 상대방이 서로의 사건에서 증인이 되는 경우에 특히 의미가 큽니다.

다만 ‘고지가 없으면 언제나 무죄’라는 뜻은 아닙니다. 증인이 이미 권리를 알고 있었거나 고지를 받았더라도 거짓말을 했을 정황이 있으면 위증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증인으로 소환된 사람이 자신의 형사책임과 연결된 질문을 받을 수 있다면, 거짓으로 답하기보다 증언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지 미리 확인하는 것이 정확한 대응입니다.

이 판례로 확인할 점 증언거부권을 고지받지 못해 사실상 행사하지 못한 채 한 거짓 진술은 위증죄가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다만 증인이 처한 상황 전체를 보고 판단합니다.

08

상담 전에 준비하면 좋은 자료

무고·위증 상담은 원래 사건을 다시 읽는 일에서 시작합니다. 누가 언제 무엇을 신고하거나 증언했는지, 그 사건이 어떻게 끝났는지를 자료로 보여 주면 허위성과 고의 쟁점을 빠르게 좁힐 수 있고, 형사전문변호사 상담을 받을 때도 그대로 쓸 수 있습니다.

  • 원래 사건의 사건번호와 진행 단계
  • 고소장·진정서·민원 원문
  • 불송치·불기소 결정서 또는 판결문
  • 증인신문조서(위증 사건)
  • 문제된 신고·증언 문장 목록
  • 그 문장과 어긋나는 객관 자료
  • 신고·증언 전후의 메시지·녹음 원본
  • 상대방이 진실을 알았다는 정황 메모
  • 원래 사건의 확정 여부와 확정일
  • 받은 출석 요구 문자와 사건번호
정리할 때 지켜 주세요

원래 사건 기록에 담긴 다른 사람의 개인정보는 필요한 범위만 사용하고 외부에 퍼뜨리지 마세요. 정리한 자료는 형블리 상담에서 쟁점별로 짚어 볼 수 있고, 고소장·의견서가 필요하면 법률보고서로 받아 볼 수 있습니다. 명예를 훼손하는 글이 함께 문제된다면 명예훼손·모욕 페이지도 보세요.

자주 묻는 질문

Q제가 고소한 사건이 무혐의로 끝났는데 무고죄로 처벌받나요?
그것만으로 무고죄가 되지는 않습니다. 무고죄는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라는 점이 적극적으로 증명되어야 하고, 신고 내용을 사실로 인정할 수 없다는 소극적 증명만으로는 부족합니다(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3도5114 판결). 다만 신고 당시 이미 사실이 아님을 알았거나 거짓일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신고했다는 정황이 있으면 무고가 문제될 수 있습니다.
Q조금 과장해서 고소했는데 무고죄가 되나요?
범죄가 되는지에 영향을 주지 않는 정황을 다소 과장한 정도라면 허위 사실의 신고로 보기 어렵습니다. 그러나 없었던 행위를 보태거나 범죄 성립에 영향을 주는 중요한 부분을 거짓으로 신고하면 무고죄가 될 수 있습니다. 확인하지 못한 내용은 추측이라고 밝히고, 직접 겪은 사실 위주로 신고하는 것이 정확합니다.
Q무고로 고소하려면 원래 사건이 끝나야 하나요?
법에 그런 요건은 없습니다. 다만 무고의 허위성은 적극적으로 증명되어야 하고, 그 핵심 자료가 원래 사건의 수사 결과나 판결 이유인 경우가 많습니다. 원래 사건의 결론과 이유를 확인한 뒤 상대 신고의 어느 부분이 어떤 자료와 어긋나는지를 특정해 고소하는 편이 설득력이 있습니다.
Q증인으로 나가서 기억이 흐릿한 부분을 추측으로 말하면 위증인가요?
위증죄는 자기 기억에 반하는 진술을 처벌합니다. 기억나지 않는 부분은 기억나지 않는다고, 추측이라면 추측이라고 밝히는 것이 정확한 증언입니다. 확실히 기억하는 것처럼 꾸며 말하거나, 기억하면서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하면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증언이 거짓인지는 한 문장이 아니라 증언 전체를 보고 판단합니다(대법원 1991. 5. 10. 선고 89도1748 판결).
Q법정에서 거짓 증언을 했는데 지금이라도 바로잡을 수 있나요?
위증한 사람이 그 증언한 사건의 재판이 확정되기 전에 자백하거나 자수하면 형을 반드시 감경하거나 면제합니다(형법 제153조). 무고도 같습니다(제157조). 원래 사건이 확정된 뒤에는 이 특례가 적용되지 않으므로 시기가 중요합니다.
Q민사재판에서 당사자로 거짓말을 하면 위증죄인가요?
위증죄는 선서한 ‘증인’에게 성립하므로 민사재판의 당사자 본인은 위증죄의 주체가 아닙니다. 대신 당사자신문에서 선서하고 거짓 진술을 하면 법원이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민사소송법 제370조). 당사자의 거짓 진술이 판결의 증거가 된 경우 요건을 갖추면 재심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같은 법 제451조).
Q무고나 위증도 피해자와 합의하면 끝나나요?
끝나지 않습니다. 무고죄와 위증죄는 반의사불벌죄나 친고죄가 아니어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아도 공소를 제기할 수 있습니다. 합의와 피해 회복은 형을 정할 때 참작되는 사정입니다(형법 제51조).
관련 법령
  • 형법 제152조(위증, 모해위증)
  • 형법 제153조(자백, 자수)
  • 형법 제154조(허위의 감정, 통역, 번역)
  • 형법 제155조(증거인멸 등)
  • 형법 제156조(무고)
  • 형법 제157조(자백·자수)
  • 형사소송법 제148조(근친자의 형사책임과 증언 거부)
  • 형사소송법 제160조(증언거부권의 고지)
  • 형사소송법 제420조(재심이유)
  • 민사소송법 제370조(거짓 진술에 대한 제재)
  • 민사소송법 제451조(재심사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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