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 없이 한 신고도 무고의 고의가 될 수 있다
- 핵심 쟁점
- 신고자가 신고 내용이 거짓이라고 확신하지는 않았고 조사를 해 달라는 취지였다고 주장하는 경우에도 무고의 고의와 ‘형사처분 또는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을 인정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 사실관계
- 피고인은 관계 기관에 민원을 내면서, 한 약사가 자격이 없는 종업원에게 불특정 다수 환자에게 의약품을 판매하도록 지시했고 실제로 자신에게도 의약품을 판매하게 했다는 등의 내용을 신고했습니다. 1심과 원심은 민원 내용이 객관적 사실관계에 반하는 허위이고, 피고인이 적어도 허위이거나 허위일 가능성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보아 무고죄를 유죄로 판단했습니다. 피고인은 무고의 고의가 없었다며 상고했습니다.
- 법원의 판단
- 대법원은 무고죄는 남이 형사처분이나 징계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신고한 사실이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사실인 경우에 성립하고, 범의는 확정적 고의일 필요 없이 미필적 고의로도 충분하므로 허위라고 확신한 사실뿐 아니라 진실하다는 확신이 없는 사실을 신고한 경우에도 범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처분을 받게 할 목적은 허위신고로 다른 사람이 형사처분을 받게 되리라는 인식만 있으면 충분하고 결과 발생을 희망할 필요는 없으므로, 허위임을 알면서 신고한 이상 필요한 조사를 해 달라는 목적이었다는 등의 이유로 범의가 부정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또 신고자가 알고 있던 객관적 사실관계로도 허위 가능성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고의를 부정할 수 있지만, 허위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무시한 채 자신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한 경우까지 포함하지는 않는다고 했습니다.
- 결론
- 상고 기각 — 무고 유죄 확정
해설
‘혹시 모르니 조사라도 해 달라’는 생각으로 한 신고라도, 신고자가 알고 있던 사실만으로도 거짓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 그대로 신고했다면 무고의 고의가 인정될 수 있다는 판결입니다. 법원은 ‘나는 내 주장이 옳다고 믿었다’는 진술보다 신고 당시 신고자가 알고 있던 객관적 사실이 무엇이었는지를 기준으로 봅니다.
고소·진정·민원을 준비하는 사람이라면 직접 보거나 확인한 사실과 추측·전해 들은 내용을 구분해 적고, 추측이라면 추측이라고 밝히는 것이 정확한 신고입니다. 반대로 무고를 주장하는 쪽은 신고자가 신고 당시 이미 알고 있던 사실, 예를 들어 반대 사실을 보여 주는 자료를 받아 본 적이 있는지 같은 정황을 구체적으로 보여 줘야 합니다.
이 판례로 확인할 점 무고의 고의는 확정적 인식이 아니어도 됩니다. 신고 당시 알던 사실에 비추어 거짓일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신고했다면 고의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