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감지기 거부도 측정거부가 될 수 있지만 전제가 필요합니다
- 핵심 쟁점
- 경찰이 음주측정기 측정에 앞서 음주감지기 시험을 요구했을 때 이를 거부한 것을 측정거부로 볼 수 있는지, 그리고 측정거부죄의 전제인 ‘술에 취한 상태에 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 사실관계
- 피고인은 자기 차를 운전해 현장에 도착한 뒤 일행과 40분 넘게 편의점 앞 탁자에 앉아 있었고, 탁자 위에는 술병들이 놓여 있었습니다. 경찰관이 음주감지기 시험을 요구한 것은 피고인이 운전을 마친 지 약 2시간이 지난 때였고, 피고인은 이 요구에 응하지 않은 일로 음주측정거부죄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은 이 부분을 무죄로 보았고 검사가 상고했습니다.
- 법원의 판단
- 대법원은 도로교통법상 측정은 호흡을 채취해 주취 정도를 환산하는 음주측정기 측정을 뜻하지만, 경찰공무원은 합리적으로 필요한 한도에서 측정 방법과 횟수에 재량이 있으므로 그 사전절차로 음주감지기 시험도 요구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측정에 ‘응하지 아니한 경우’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운전자가 측정에 응할 의사가 없음이 객관적으로 명백한 때이고, 언행·태도, 요구 경위와 방법, 적발보고서 작성 여부, 거부 사유·태양·시간 등 전체 경과로 판단합니다. 감지기 결과에 따라 측정이 예정되어 있음을 알면서 감지기 시험에 불응해 거부 의사를 표명했다면 측정거부로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 사건은 운전 종료 후 약 2시간이 지났고 현장에서 비로소 술을 마셨을 가능성도 있어, 술에 취해 운전했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다고 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
- 결론
- 상고 기각 — 음주측정거부 부분 무죄 확정(원심이 측정 요구의 범위를 좁게 본 부분은 잘못이라고 지적)
해설
이 판결은 두 방향의 메시지를 함께 담고 있습니다. 하나는 ‘측정기에 직접 숨을 불어넣으라는 요구가 아니었으니 측정거부가 아니다’라는 주장이 통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감지기 시험이 측정의 앞 단계라는 사실을 알고 거절했다면 그 자체로 측정거부가 될 수 있습니다. 판결 당시 조문은 구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 제2호였고, 현행법에서는 제148조의2 제2항 제1호가 같은 행위를 처벌합니다.
다른 하나는 측정거부죄가 ‘술에 취해 운전했다고 볼 상당한 이유’를 전제로 한다는 점입니다. 운전을 마친 뒤 오랜 시간이 지났고 그 사이 현장에서 술을 마셨을 가능성이 있다면, 측정을 요구할 근거부터 흔들릴 수 있습니다. 운전 종료 시각, 그 뒤의 행적, 측정 요구 시각을 정확히 맞추는 일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다만 2025. 6. 4.부터는 상당한 이유가 있는 사람이 측정을 곤란하게 할 목적으로 운전 후 술을 더 마시는 행위 자체가 음주측정방해죄로 처벌됩니다. 운전 후 음주가 있었다면 그 경위를 사실대로 설명하는 것이 출발점이며, 이 판결을 운전 후 음주를 정당화하는 근거로 읽어서는 안 됩니다.
이 판례로 확인할 점 측정거부로 입건됐다면 ① 측정 요구 전 운전 종료 시각과 그 뒤 행적 ② 요구가 어떤 단계(감지기·측정기)에서 몇 번 있었는지 ③ 거절 당시 오간 말과 적발보고서 기재를 시간순으로 맞춰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