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행·상해 사건, 정당방위와 상해 판단

같은 몸싸움이라도 상처가 형법상 상해에 이르렀는지, 위험한 물건을 휴대했는지, 반격이 방위였는지에 따라 죄명과 결론이 크게 달라집니다. 이 페이지는 수사기관과 법원이 실제로 따지는 기준을 쟁점별로 나누고, 최근 대법원 판결 3건으로 판단 방식을 설명합니다.

01

폭행·특수상해·쌍방폭행, 어떤 사건인지부터 나눕니다

폭행·상해 사건은 대개 몇 분 안에 끝나지만 법적으로는 여러 갈래로 나뉩니다. 사람의 몸에 힘을 가한 것 자체를 처벌하는 폭행, 몸을 다치게 한 상해,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여러 사람의 위력을 보여 저지른 특수폭행·특수상해, 그리고 양쪽이 서로 때리고 서로 고소하는 이른바 쌍방폭행이 대표적입니다.

어느 갈래에 해당하는지에 따라 법정형이 몇 배씩 달라지고,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을 때 사건이 끝나는지도 달라집니다. 그래서 같은 다툼이라도 상처의 정도, 손에 쥐었거나 가까이 둔 물건, 누가 먼저 무엇을 했는지를 장면별로 나눠 보는 것이 출발점입니다.

폭행

때리기뿐 아니라 세게 밀치기·잡아끌기·물건 던지기처럼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 전반. 단순 폭행은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으면 공소를 제기할 수 없습니다.

상해·폭행치상

신체의 완전성을 해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준 경우입니다. 다치게 할 생각 없이 때렸어도 상처가 생기면 폭행치상으로 상해와 같은 형이 적용됩니다.

특수상해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거나 단체·다중의 위력을 보여 상해한 경우로,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만 정해져 있고 벌금형이 없습니다.

쌍방폭행

법에 따로 있는 죄명이 아니라 양쪽 행위를 각각 판단하는 사건 유형입니다. 누가 먼저 공격했는지와 정당방위 여부가 핵심입니다.

피해를 입었다면

  • “병원에 이틀 뒤에 갔는데 상해로 인정될까요?”
  • “상대가 주방 칼을 옆에 두고 때리며 위협했습니다.”
  • “저도 손을 뿌리쳤는데 쌍방으로 몰릴까 걱정입니다.”
  • “진단서를 냈더니 상대가 과장이라고 합니다.”

고소를 당했다면

  • “먼저 맞아서 막았을 뿐인데 피의자가 됐습니다.”
  • “동료가 깔려 있어서 상대를 붙잡아 일으켰습니다.”
  • “칼은 손에 들지도 않았는데 특수상해라고 합니다.”
  • “사건 한참 뒤에 발급된 진단서가 제출됐습니다.”
협박·가정폭력이 섞여 있다면

이 페이지는 폭행·상해·특수상해·쌍방폭행의 판단 기준에 집중합니다. 해악을 알리는 말이 함께 문제되면 협박·공갈·강요, 가족·연인 사이에서 반복된 폭력이라면 스토킹·가정폭력 페이지를, 죄명 전체 지도는 폭행·상해·협박 분야 안내를 함께 보세요.

02

수사기관과 법원이 실제로 따지는 네 가지 기준

폭행·상해 사건의 결론은 대개 아래 네 가지 질문에서 갈립니다. 각 질문은 따로 판단되므로 한 가지가 불리해도 다른 쟁점에서 다툴 여지가 남습니다.

① 몸에 닿은 힘이 ‘폭행’에 해당하는지

형법상 폭행은 사람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물리적인 힘) 행사입니다. 주먹질만이 아니라 세게 밀치기, 옷이나 팔을 거칠게 잡아끌기, 물건을 던지는 행동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다만 모든 신체 접촉이 폭행이 되는 것은 아니어서 접촉의 세기와 횟수, 그런 행동을 하게 된 경위, 상대가 받은 고통을 함께 봅니다. 예를 들어 길을 막는 사람을 비켜 가려고 어깨를 살짝 민 경우와 넘어질 만큼 세게 민 경우는 평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② 상처가 형법상 ‘상해’에 이르렀는지

상해는 신체의 완전성을 훼손하거나 생리적 기능에 장애를 준 경우입니다. 대법원은 폭행이 없어도 일상생활에서 흔히 생길 만한 상처나 불편이고, 굳이 치료하지 않아도 저절로 나으며 생활에 지장이 없다면 상해가 아니라고 봅니다. 기준은 평균적인 사람이 아니라 피해자의 연령·성별·체격 같은 구체적 상태입니다(대법원 2025. 12. 4. 선고 2025도11886 판결). 가장 자주 다투는 자료는 상해진단서인데, 통증 호소에 주로 기대어 발급됐다면 법원은 진단 시점과 발급 동기, 실제 치료가 이어졌는지까지 확인합니다. 사건 직후 진료를 받고 사진을 남긴 경우와 한참 뒤 고소 무렵 진단서만 받은 경우는 증명력이 크게 다를 수 있습니다.

③ 위험한 물건이었는지, ‘휴대’했는지

특수폭행·특수상해는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범한 경우에 성립합니다. 위험한 물건인지는 물건의 이름보다, 그 상황에서 그렇게 쓰면 상대가 생명·신체에 위험을 느낄 만한지로 판단합니다. ‘휴대’는 범행 현장에서 쓰려는 의도로 지니는 것인데, 대법원은 계속 손에 쥐고 있지 않았어도 바로 집어 쓸 수 있는 곳에 두고 사실상 지배했다면 휴대로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24. 6. 13. 선고 2023도18812 판결). 반대로 범행에 쓰려는 의도 없이 우연히 가까이 놓여 있었을 뿐이라면 다툼의 여지가 생깁니다. 물건을 언제 어떻게 손에 넣었는지, 그 물건을 언급하며 위협했는지, 공간이 얼마나 좁았는지가 판단을 가르는 사실입니다.

④ 반격이 정당방위인지, 과잉방위인지

정당방위는 현재의 부당한 침해로부터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법익을 지키려는 상당한 행위입니다(형법 제21조 제1항). 대법원은 침해가 ‘현재’인지를 공격 한 동작이 끝났는지가 아니라 침해 상황 전체가 끝났는지로 보고, 순수한 방어뿐 아니라 적극적으로 반격하는 형태의 방어도 정당방위가 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0도6874 판결). 방위의 정도가 지나치면 과잉방위로서 정황에 따라 형이 감경·면제될 수 있고, 야간 등 불안한 상태에서 공포·경악·흥분·당황 때문이었다면 벌하지 않습니다(같은 조 제2항·제3항). 다만 처음부터 서로 공격할 생각으로 맞붙은 싸움은 정당방위로 인정되기 어려우므로, 누가 먼저 공격했고 공격이 언제 멈췄는지가 핵심입니다.

다치게 할 생각이 없었다면 — 폭행치상

상처를 입힐 생각 없이 폭행만 했는데 상대가 다쳤다면 상해죄가 아니라 폭행치상(형법 제262조)이 됩니다. 다만 법정형은 상해·중상해와 같은 예에 따르고 처벌불원으로 사건이 끝나지 않으므로, 고의의 차이보다 상처의 정도와 인과관계가 더 중요한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03

쌍방폭행과 맞고소, 장면을 나눠 각자의 행위를 봅니다

‘쌍방폭행’은 법에 따로 정해진 죄명이 아닙니다. 양쪽이 서로 때렸다면 각자의 행위가 폭행·상해·특수상해 가운데 무엇에 해당하는지를 따로 판단하고, 두 사람은 한 사건 안에서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피의자가 됩니다. 그래서 한쪽 고소에 맞고소가 뒤따르는 경우가 많고, 수사기관은 두 사람의 진술을 영상·진료기록과 맞춰 보며 장면마다 책임을 나눕니다.

  • 다툼의 계기가 된 말이나 행동
  • 첫 신체 접촉을 한 사람과 그 동작
  • 상대 공격이 멈춘 시점
  • 내 동작이 막기·뿌리치기였는지 반격이었는지
  • 각자 다친 부위와 진료받은 날짜
  • 현장에 있던 물건과 그 위치
  • 제3자가 끼어든 시점과 이유
  • 다툼 뒤 각자의 행동(신고·자리 이탈·연락)
한쪽이 여럿이었다면 처벌이 무거워집니다

같은 편 2명 이상이 함께 폭행·상해를 하면 형법 해당 조항의 형이 2분의 1까지 가중되고, 단순 폭행이라도 처벌불원으로 사건이 끝나지 않습니다(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2항·제4항). 또 독립된 폭행이 겹쳐 상처가 생겼는데 누구의 행위가 원인인지 가려지지 않으면 모두 공동정범처럼 처벌받을 수 있습니다(형법 제263조 동시범).

맞고소 사건에서 흔한 실수는 상대보다 무거운 진단서를 받으려 하거나 다친 정도를 부풀리는 것입니다. 대법원은 상대 측 고소에 대응하려고 사건 1년여 뒤에 발급받은 진단서는, 재진·약 구입 기록이나 상처 사진이 없던 사정과 함께 볼 때 상해를 증명하기에 부족하다고 보았습니다(2025도11886). 없는 상처를 꾸미거나 중요한 사실을 지어내 고소하면 무고죄가 문제될 수 있으니, 실제로 다친 만큼 제때 진료받고 기록을 남기는 것이 가장 단단한 대응입니다.

04

죄명별 법정형과 처벌불원의 효과

폭행·상해 관련 법정형(2026. 11. 6. 현행 조문)
죄명조문법정형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을 때
폭행형법 제260조 제1항징역 2년 이하·벌금 500만 원 이하·구류·과료 중공소 제기 불가(제260조 제3항)
존속폭행형법 제260조 제2항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700만 원 이하공소 제기 불가(제260조 제3항)
특수폭행형법 제261조징역 5년 이하 또는 벌금 1천만 원 이하처벌 가능, 양형에서 참작
상해형법 제257조 제1항징역 7년 이하·자격정지 10년 이하·벌금 1천만 원 이하 중처벌 가능, 양형에서 참작
존속상해형법 제257조 제2항징역 10년 이하 또는 벌금 1천500만 원 이하처벌 가능
중상해(생명 위험·불구·불치·난치)형법 제258조 제1항·제2항징역 1년 이상 10년 이하처벌 가능
특수상해형법 제258조의2 제1항징역 1년 이상 10년 이하(미수범도 처벌)처벌 가능
위험한 물건 등으로 중상해형법 제258조의2 제2항징역 2년 이상 20년 이하처벌 가능
폭행치상·폭행치사형법 제262조제257조부터 제259조까지의 예에 따름처벌 가능
상해치사형법 제259조 제1항3년 이상의 유기징역처벌 가능
2명 이상 공동폭행·공동상해폭력행위처벌법 제2조 제2항형법 해당 조항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처벌 가능(같은 조 제4항)

상습으로 상해·중상해·특수상해·폭행·특수폭행을 범하면 그 죄에 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됩니다(형법 제264조). 폭력행위처벌법(형법의 해당 죄 포함)을 위반해 2회 이상 징역형을 받은 사람이 다시 공동폭행·공동상해나 특수상해 등을 저질러 누범으로 처벌되는 경우에는 같은 법 제2조 제3항·제3조 제4항이 따로 무거운 형을 정하고 있습니다.

처벌불원은 한 번 밝히면 되돌릴 수 없습니다

단순 폭행·존속폭행에서 피해자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뜻을 밝히면 수사 중에는 ‘공소권 없음’으로 끝나고, 재판 중에는 공소기각 판결(형사소송법 제327조)이 선고됩니다. 이 의사표시는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할 수 있고, 처벌 희망을 한 번 거둬들이면 다시 처벌을 구할 수 없습니다(같은 법 제232조 제3항). 상해·특수상해에서는 처벌불원이 형을 정할 때의 사정(형법 제51조)으로 반영될 뿐입니다.

합의 방식과 형사조정·형사공탁의 차이는 합의 안내에 정리돼 있습니다. 피해자가 연락을 원하지 않는데 거듭 찾아가거나 연락하면 2차 피해가 되고, 피해자에 대한 위해 우려로 비쳐 구속 판단에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05

증거·자료 — 사라지기 전에, 원본 그대로

피해자

피해를 입었다면

  • 사건 당일이나 가까운 날 진료를 받아 초진 기록을 남깁니다
  • 상처는 날짜가 보이게 여러 각도로, 회복 과정까지 찍어 둡니다
  • 치료비 영수증·처방전과 실제 약 구입·재진 기록을 모읍니다
  • 상대가 들었거나 가까이 둔 물건, 깨진 물건 등 현장 상태를 사진으로 남깁니다
  • 112 신고 시각과 출동 경찰관에게 한 말을 메모합니다
피의자·피고소인

고소를 당했다면

  • 상대 공격이 시작될 때부터 끝날 때까지 찍힌 영상의 위치를 정리합니다
  • 나도 다쳤다면 같은 방식으로 진료와 사진을 남깁니다
  • 문제된 물건이 그 자리에 있게 된 경위(가게 비품 등)를 확인합니다
  • 다른 사람을 돕거나 말리던 상황이라면 그 사람의 피해 상태도 기록합니다
  • 사건 직후 주고받은 메시지를 지우지 말고 그대로 보관합니다
  • CCTV·블랙박스 위치와 시간대
  • 휴대전화 영상·녹음 원본
  • 목격자 이름과 연락처
  • 진료기록부(진단명·치료 부위·치료 내용)
  • 상해진단서 발급일과 발급 경위
  • 현장 사진·파손된 물건
  • 112 신고 내역
  • 사건 전후 메시지·통화 기록

진료기록부는 진단서보다 많은 것을 보여 줍니다. 어느 부위를 어떤 방법으로 치료했는지, 다른 원인으로 생긴 상처와 섞여 있지 않은지가 기록에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CCTV·블랙박스는 장소마다 보관 기간이 달라 늦으면 덮어써질 수 있으니 관리자에게 바로 보관 여부를 묻고, 직접 받기 어려우면 수사기관에 위치와 시간대를 알려 확보를 요청하세요. 확보 방법은 CCTV·증거 확보 안내에 자세히 있습니다.

영상을 자르거나 진술을 맞추면 오히려 불리합니다

유리한 장면만 잘라 내거나 메시지를 지우면 맥락이 사라져 신빙성이 떨어집니다. 상대방이나 목격자와 진술을 맞추는 것은 증거인멸 염려로 비쳐 구속 판단(형사소송법 제70조 제1항·제2항)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고, 상대를 찾아가 고소 취하를 요구하는 것도 같은 문제를 낳습니다.

06

신고부터 재판까지, 단계마다 확인할 일

  1. 01
    신고·고소

    현장에서 112에 신고하면 출동 기록이 남습니다. 나중에 고소할 때는 일시·장소·행위·상처를 시간순으로 적은 고소장을 경찰서에 냅니다. 폭행·상해는 친고죄가 아니어서 고소가 없어도 수사가 시작될 수 있습니다.

  2. 02
    경찰 조사

    폭행·상해 사건은 대부분 경찰이 수사합니다. 피의자는 신문 전에 진술거부권을 고지받고(형사소송법 제244조의3) 변호인 참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제243조의2). 조서는 끝까지 읽고 진술과 다르게 적힌 부분은 고쳐 달라고 요청합니다.

  3. 03
    송치 또는 불송치

    경찰은 혐의가 있다고 보면 사건을 검사에게 송치하고, 아니면 이유를 적은 서면과 함께 기록을 보냅니다(제245조의5). 불송치되면 고소인·피해자는 7일 이내에 결정서와 이의신청 안내를 받습니다(제245조의6).

  4. 04
    공소청의 기소 여부 판단

    2026. 10. 2. 검찰청 폐지 이후 송치 사건은 공소청 검사가 기소 여부를 정합니다. 검사는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하거나(제197조의2) 당사자 의견을 들을 수 있는데, 이 의견 청취에서 나온 진술·자료는 재판 증거로 쓰지 못합니다(제245조의13).

  5. 05
    형사재판

    기소되면 공판에서 영상·진료기록·증인 진술로 사실을 다툽니다. 경미한 사건은 벌금형의 약식명령으로 끝나기도 합니다. 피해자는 증인으로 진술하거나 의견을 밝힐 수 있고, 상해·특수상해·폭행치상 사건이라면 치료비·위자료 등의 배상명령을 함께 신청할 수 있습니다(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 제25조). 단순 폭행은 합의된 손해배상액에 대해서만 배상명령을 구할 수 있습니다.

  6. 06
    항소

    1심 판결에 불복하는 쪽은 판결 선고일부터 7일 이내에 항소할 수 있습니다(형사소송법 제358조). 처벌불원은 1심 판결 선고 전까지만 공소기각 사유가 되므로 시기를 놓치지 않아야 합니다.

고소인·피해자의 불복 경로

  • 경찰 불송치 → 통지받은 날부터 3개월 안에 이의신청(2026. 10. 2. 이후 통지분, 제245조의7)
  • 2026. 10. 2. 이후 수사가 시작된 사건은 6개월 이상 실질적 수사가 없으면 수사관서의 장에게 이의 제기(제245조의11)
  • 검사가 불기소하면 통지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항고(공소청법 제57조), 그 뒤 법원에 재정신청

가족 사이의 폭행·상해라면

  • 가정폭력범죄는 경찰이 사건을 모두 검사에게 송치하므로 불송치·이의신청 단계가 없습니다(가정폭력처벌법 제7조)
  • 처벌불원이 있어도 가정보호사건으로 처리될 수 있습니다
  • 임시조치·보호처분 절차는 스토킹·가정폭력 페이지에서 따로 확인하세요

CASE LAW

공개 판례로 보는 폭행·상해 판단

아래 세 판결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대법원 판결을 형블리 법률정보팀이 쉬운 말로 요약하고 해설한 것입니다. 형블리가 관여한 사건이 아니며, 사실관계가 조금만 달라도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판례 01공개 판례 해설

칼을 손에 쥐지 않았어도 ‘휴대’가 될 수 있다

대법원 2024. 6. 13. 선고 2023도18812 판결특수상해·특수협박 등

핵심 쟁점
피고인이 범행 내내 칼을 들고 있지는 않았고 칼로 직접 상처를 입히지도 않은 경우에도,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상해·협박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사실관계
피고인은 한밤중 사실혼 관계인 피해자의 원룸에서 약 4시간 30분 동안 피해자를 때리고 위협해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혔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주방 칼이 칼꽂이에서 빠져 피고인 가까이에 놓였고 피고인이 그 칼로 의자를 찍었으며, 여러 차례 칼을 언급하며 해칠 수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원심은 칼을 이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수상해·특수협박은 이유에서 무죄로 보고 상해·협박만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휴대하여’란 범행 현장에서 사용하려는 의도로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거나 몸에 지니는 것이고, 그 의도는 범행 동기, 휴대 경위와 사용 방법,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전후 정황을 모두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용하려는 의도로 지닌 이상 실제로 범행에 사용했을 것까지 요구되지 않고, 현장에 있는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면서 언제든 곧바로 쓸 수 있는 상태에 두면 충분하며, 손에 쥐는 등 물리적으로 붙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아울러 장시간 폭행·협박을 당한 피해자의 진술이 사소한 부분에서 다소 불명확하다는 점만으로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결론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 파기, 원심법원에 환송 — 검사의 나머지 상고는 기각

해설

특수상해 사건에서 자주 나오는 ‘칼을 꺼내 들지도, 휘두르지도 않았다’는 주장의 한계를 보여 준 판결입니다. 좁은 공간에서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 흉기를 두고 그 존재를 거듭 언급하며 위협했다면, 물건을 계속 쥐고 있었는지보다 그 물건을 사실상 지배했는지가 판단 기준이 됩니다.

피해자라면 상대가 어떤 물건을 언급했는지, 그 물건이 어디에 있었는지, 공간이 얼마나 좁았는지를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현장 사진을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소를 당한 쪽이라면 물건이 그 자리에 있게 된 경위, 범행과 무관하게 놓여 있었는지, 실제 거리와 동선을 객관 자료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 사건은 다시 심리하라고 돌려보낸 것이어서 최종 결론은 환송 후 판결로 정해집니다.

이 판례로 확인할 점 위험한 물건을 손에 들고 있지 않았어도, 현장에서 쓰려는 의도로 곧바로 쓸 수 있는 상태에 두었다면 ‘휴대’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물건의 위치·거리·언급 여부가 핵심 사실입니다.

판례 02공개 판례 해설

깔린 동료를 구하려 가해자를 붙잡은 행위와 정당방위

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0도6874 판결폭행(정당방위 주장)

핵심 쟁점
상대의 폭행이 일단 끝난 것처럼 보이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을 구하려고 상대의 옷을 잡고 흔든 행위가 ‘현재의 부당한 침해’에 대한 방위행위로서 정당방위가 될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사실관계
회사와 근로자들 사이에 전환배치를 둘러싼 갈등이 이어지던 중, 대표이사가 좁은 사무실 출입구로 나가면서 바닥에 앉아 있던 근로자를 걷어차고 밟은 뒤 다른 근로자의 어깨를 밀었고, 함께 넘어지면서 그 근로자를 깔고 앉게 되었습니다. 그 직후 근로자인 피고인은 동료를 깔고 앉은 대표이사의 어깨 쪽 옷을 잡았고, 다른 근로자가 대표이사를 일으켜 세우자 옷을 잡고 흔들었다는 이유로 폭행죄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은 대표이사의 가해행위가 이미 끝났다며 정당방위를 부정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침해의 현재성’은 침해행위가 형식적으로 기수에 이르렀는지가 아니라 법익 침해 상황이 종료되기 전까지를 뜻하므로, 일련의 연속된 행위로 침해 상황이 중단되지 않았거나 일시 중단되더라도 추가 침해가 곧바로 발생할 객관적 사유가 있으면 일부 행위가 기수에 이르렀더라도 전체적으로 침해가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방어행위에는 순수한 수비뿐 아니라 적극적 반격을 포함하는 반격방어도 포함되며, 상당성은 침해되는 법익의 종류와 정도, 침해의 방법과 완급, 방위행위로 침해될 법익의 종류와 정도 등 일체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해 판단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은 깔려 있는 동료를 구하려 옷을 잡아 올린 것으로 볼 여지가 있으므로 더 심리했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피고인(근로자) 부분 원심판결 파기, 환송 — 대표이사의 상고는 기각

해설

‘상대가 먼저 때렸다’는 사실만으로 정당방위가 인정되지는 않지만, 반대로 ‘공격이 이미 끝났으니 보복’이라고 쉽게 단정할 수도 없다는 점을 보여 준 판결입니다. 법원은 마지막 한 동작만 떼어 보지 않고, 좁은 공간에 사람들이 몰리고 동료가 깔려 비명을 지르는 상태처럼 침해 상황 전체가 계속되고 있었는지를 봅니다.

고소를 당한 쪽은 상대의 공격이 언제 시작됐고 내 행동이 어떤 위험을 멈추려던 것이었는지를 영상과 목격자 진술로 장면 단위로 보여 줘야 합니다. 피해자 쪽에서는 상대가 주장하는 방위 상황이 실제로 있었는지, 위험이 사라진 뒤의 행동은 아니었는지, 대응의 강도가 필요한 정도를 넘지 않았는지를 짚게 됩니다. 이 판결도 정당방위를 곧바로 인정한 것이 아니라 다시 심리하라고 돌려보낸 것입니다.

이 판례로 확인할 점 다른 사람을 지키기 위한 행동도 정당방위가 될 수 있고, 침해의 ‘현재성’은 상황 전체가 끝났는지로 판단합니다. 위험이 이어지던 상황을 보여 주는 자료가 핵심입니다.

판례 03공개 판례 해설

1년 넘게 지나 발급된 상해진단서의 증명력

대법원 2025. 12. 4. 선고 2025도11886 판결상해

핵심 쟁점
사건 당일 한 차례 진료만 받고 1년 3개월 뒤 맞고소 무렵 발급받은 상해진단서로 상해 사실을 합리적 의심 없이 증명할 수 있는지, 형법상 ‘상해’를 어떤 기준으로 판단하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사실관계
피고인은 길에서 화가 나 피해자의 정강이를 걷어차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타박상을 입혔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피해자는 사건 당일 열치료·레이저치료와 진통제 처방을 받은 뒤 다시 병원에 가지 않았고, 약 1년 3개월 뒤에야 진단서를 발급받아 고소했는데, 대법원은 피고인 가족에게 고소를 당하자 이에 대응하려고 발급받은 것으로 보았습니다. 진단서를 쓴 의사는 당시 진료를 기억하지 못해 진료기록부를 보고 작성했다고 진술했고, 기록에는 다른 사람의 행위로 입었다는 상처도 함께 적혀 있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상해진단서가 피해자 진술과 함께 유력한 증거가 될 수 있지만 상해 사실과 인과관계도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돼야 하므로, 진단서가 주로 주관적 통증 호소에 의존해 의학적 가능성만으로 발급됐다면 진단·작성 시점이 사건과 가까운지, 발급 경위, 상해 부위가 주장 경위와 맞는지, 기존 신체 이상과 무관한지, 발급 근거, 진료 시점·동기·경과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고 했습니다. 또 일상생활 중 통상 생길 수 있는 정도이고 치료 없이 자연 치유되며 생활에 지장이 없는 극히 경미한 상처는 상해가 아니고, 이는 피해자의 연령·성별·체격 등 구체적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고 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상해가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결론
상해 유죄를 인정한 원심판결 파기, 원심법원에 환송

해설

‘전치 2주 진단서가 있으면 상해’라는 흔한 생각에 분명한 한계를 그은 판결입니다. 법원은 진단서라는 문서보다 그 진단서가 언제, 왜, 무엇을 근거로 만들어졌는지와 실제 치료가 이어졌는지를 봅니다. 맞고소에 대응하려고 늦게 발급받은 점, 다른 상처와 섞인 진료기록, 사건 당시 통증을 호소하지 않은 사정은 모두 증명력을 낮추는 요소였습니다.

피해자라면 다친 날 바로 진료받고, 처방약 구입·복용과 재진 기록, 날짜가 보이는 상처 사진을 남기는 것이 진단서 한 장보다 강한 증거가 됩니다. 고소를 당한 쪽이라면 진단서 발급일, 진료 횟수, 진료기록부의 부위 기재가 공소사실과 맞는지 확인해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상해가 증명되지 않더라도 폭행 사실 자체는 따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 판례로 확인할 점 진단서의 발급 시점·경위·근거와 실제 치료 경과가 함께 맞아야 상해가 증명됩니다. 사건 직후의 진료 기록과 사진이 가장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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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전에 준비하면 좋은 자료

폭행·상해 상담은 ‘무슨 일이 있었는지’보다 ‘무엇으로 보여 줄 수 있는지’를 정리하는 데 시간이 더 걸립니다. 아래 자료를 가능한 범위에서 모아 두면 쟁점을 빨리 좁힐 수 있고, 형사전문변호사 상담을 받을 때도 이 정리가 그대로 쓰입니다.

  • 사건 일시·장소와 분 단위 경과 메모
  • 양쪽 행동을 장면별로 나눈 정리표
  • CCTV·블랙박스 위치와 확보 여부
  • 휴대전화 영상·녹음 원본 파일
  • 상해진단서와 발급일
  • 진료기록부·영수증·처방전
  • 날짜가 보이는 상처 사진
  • 현장에 있던 물건 사진(종류·크기·위치)
  • 목격자 이름과 연락 가능 여부
  • 112 신고 시각·출동 기록
  • 경찰 출석 요구 문자와 사건번호
  • 합의 연락·처벌불원서 등 오간 문서
정리할 때 지켜 주세요

상대방이나 목격자의 주민등록번호·주소 같은 개인정보는 필요한 범위만 적고 다른 사람에게 퍼뜨리지 마세요. 정리한 내용은 형블리 상담에서 쟁점별로 짚어 볼 수 있고, 고소장·의견서 같은 서면이 필요하면 법률보고서로 받아 볼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전치 2주 진단서가 있으면 바로 상해죄가 되나요?
자동으로 되지는 않습니다. 진단서는 유력한 증거이지만 법원은 진단 시점이 사건과 가까운지, 실제 치료가 이어졌는지, 다친 부위가 주장하는 경위와 맞는지를 함께 봅니다. 사건 1년여 뒤 맞고소에 대응해 발급받은 진단서에 재진 기록 등 뒷받침 자료도 없자 상해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본 판결도 있습니다(대법원 2025. 12. 4. 선고 2025도11886 판결). 치료 없이 저절로 낫고 생활에 지장이 없는 가벼운 상처는 상해로 보지 않습니다.
Q칼을 꺼내지 않고 옆에 두기만 했는데 특수상해가 되나요?
될 수 있습니다. 대법원은 범행 현장에서 쓰려는 의도로 위험한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면서 언제든 곧바로 쓸 수 있는 상태에 두었다면, 손에 쥐고 있지 않았고 실제로 쓰지 않았어도 ‘휴대’로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대법원 2024. 6. 13. 선고 2023도18812 판결). 범행에 쓰려는 의도 없이 우연히 가까이 놓여 있었을 뿐이라면 휴대가 부정될 여지가 있으므로 물건의 위치와 경위가 중요합니다.
Q친구가 맞고 있어서 말리다 상대를 붙잡았는데 저도 폭행 피의자가 됐습니다.
정당방위는 자기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법익을 지키기 위한 행위에도 인정됩니다(형법 제21조 제1항). 상대의 공격이 형식적으로 한 번 끝났더라도 침해 상황이 계속되고 있었다면 ‘현재의 침해’로 볼 수 있고, 적극적으로 붙잡는 형태의 방어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대법원 2023. 4. 27. 선고 2020도6874 판결). 다만 대응의 정도가 필요한 범위를 넘었는지는 따로 따지므로 당시 상황이 담긴 영상과 목격자 진술을 확보해 두세요.
Q처벌불원서를 냈다가 마음이 바뀌면 다시 처벌을 원할 수 있나요?
단순 폭행처럼 반의사불벌죄인 경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밝힌 뒤에는 다시 처벌을 구할 수 없습니다(형사소송법 제232조 제2항·제3항). 이 의사는 1심 판결 선고 전까지 밝힐 수 있으니 치료가 끝나고 피해가 정리된 뒤 결정해도 늦지 않습니다. 상해·특수상해는 처벌불원서가 있어도 재판이 진행될 수 있고, 형을 정할 때 참작됩니다.
Q폭행 사건인데 초범도 구속될 수 있나요?
구속은 죄를 범했다고 의심할 상당한 이유가 있고 일정한 주거가 없거나 증거를 인멸하거나 도망할 염려가 있을 때 가능합니다(형사소송법 제70조 제1항). 판단할 때는 범죄의 중대성, 재범 위험성, 피해자·중요 참고인에 대한 위해 우려도 고려하며(같은 조 제2항, 피의자 구속은 제209조로 준용), 초범인지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흉기 사용, 피해 정도, 피해자에게 거듭 연락했는지 같은 사정이 함께 평가됩니다.
Q상대도 저를 때렸는데 맞고소를 해야 하나요?
맞고소 여부는 내가 실제로 입은 피해와 그 증거로 판단할 일입니다. 쌍방폭행은 각자의 행위를 따로 보므로 내 피해가 있다면 진료기록·사진·영상으로 따로 입증해야 합니다. 상대의 고소에 맞서려고 피해를 부풀리거나 없는 사실을 신고하면 무고죄(형법 제156조)가 문제될 수 있고 진술 전체의 신빙성도 떨어집니다.
관련 법령
  • 형법 제21조(정당방위)
  • 형법 제257조(상해, 존속상해)
  • 형법 제258조의2(특수상해)
  • 형법 제260조(폭행, 존속폭행)
  • 형법 제261조(특수폭행)
  • 형법 제262조(폭행치사상)
  • 형법 제263조(동시범)
  • 형법 제264조(상습범)
  • 폭력행위처벌법 제2조(폭행 등)
  • 형사소송법 제70조(구속의 사유)
  • 형사소송법 제232조(고소의 취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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