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을 손에 쥐지 않았어도 ‘휴대’가 될 수 있다
- 핵심 쟁점
- 피고인이 범행 내내 칼을 들고 있지는 않았고 칼로 직접 상처를 입히지도 않은 경우에도, 위험한 물건을 ‘휴대하여’ 상해·협박한 것으로 볼 수 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 사실관계
- 피고인은 한밤중 사실혼 관계인 피해자의 원룸에서 약 4시간 30분 동안 피해자를 때리고 위협해 약 2주간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혔다는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주방 칼이 칼꽂이에서 빠져 피고인 가까이에 놓였고 피고인이 그 칼로 의자를 찍었으며, 여러 차례 칼을 언급하며 해칠 수 있다는 말을 했습니다. 원심은 칼을 이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수상해·특수협박은 이유에서 무죄로 보고 상해·협박만 유죄로 인정했습니다.
- 법원의 판단
- 대법원은 ‘휴대하여’란 범행 현장에서 사용하려는 의도로 위험한 물건을 소지하거나 몸에 지니는 것이고, 그 의도는 범행 동기, 휴대 경위와 사용 방법, 피해자와의 관계, 범행 전후 정황을 모두 고려해 판단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사용하려는 의도로 지닌 이상 실제로 범행에 사용했을 것까지 요구되지 않고, 현장에 있는 물건을 사실상 지배하면서 언제든 곧바로 쓸 수 있는 상태에 두면 충분하며, 손에 쥐는 등 물리적으로 붙어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아울러 장시간 폭행·협박을 당한 피해자의 진술이 사소한 부분에서 다소 불명확하다는 점만으로 신빙성을 배척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 결론
- 원심판결 중 유죄 부분(이유무죄 부분 포함) 파기, 원심법원에 환송 — 검사의 나머지 상고는 기각
해설
특수상해 사건에서 자주 나오는 ‘칼을 꺼내 들지도, 휘두르지도 않았다’는 주장의 한계를 보여 준 판결입니다. 좁은 공간에서 손만 뻗으면 닿는 곳에 흉기를 두고 그 존재를 거듭 언급하며 위협했다면, 물건을 계속 쥐고 있었는지보다 그 물건을 사실상 지배했는지가 판단 기준이 됩니다.
피해자라면 상대가 어떤 물건을 언급했는지, 그 물건이 어디에 있었는지, 공간이 얼마나 좁았는지를 구체적으로 진술하고 현장 사진을 남기는 것이 중요합니다. 고소를 당한 쪽이라면 물건이 그 자리에 있게 된 경위, 범행과 무관하게 놓여 있었는지, 실제 거리와 동선을 객관 자료로 확인해야 합니다. 이 사건은 다시 심리하라고 돌려보낸 것이어서 최종 결론은 환송 후 판결로 정해집니다.
이 판례로 확인할 점 위험한 물건을 손에 들고 있지 않았어도, 현장에서 쓰려는 의도로 곧바로 쓸 수 있는 상태에 두었다면 ‘휴대’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물건의 위치·거리·언급 여부가 핵심 사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