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 비리를 고발하겠다는 말도 임원에 대한 협박이다
- 핵심 쟁점
- 회사(법인)에 해를 끼치겠다는 내용의 해악을 회사 임원에게 알린 경우 그 임원에 대한 협박죄가 되는가. 법인 자체는 협박죄의 피해자가 될 수 있는가.
- 사실관계
- 채권추심회사의 지사장이던 피고인은 회사로부터 자신의 횡령 행위에 대한 민·형사상 책임을 추궁당하게 되자, 이를 피하려고 본사에 '회사의 내부 비리 등을 금융감독원 등 관계 기관에 고발하겠다'는 취지의 서면을 보냈습니다. 또 대표이사의 친척이자 경영지원 담당 임원인 피해자에게 전화해 자신의 횡령을 문제 삼지 말라고 요구하면서 같은 취지로 말했습니다. 원심은 피해자에 대한 협박죄를 인정했고, 피고인이 상고했습니다.
- 법원의 판단
- 대법원은 협박이란 일반적으로 사람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의 해악을 알리는 것이고, 침해하겠다는 법익의 종류나 그 주체에는 제한이 없다고 보았습니다. 피해자 본인이나 친족이 아닌 제3자에 대한 해악이라도 본인과 제3자가 밀접한 관계에 있어 본인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정도라면 협박죄가 성립하고, 이 제3자에는 법인도 포함됩니다. 그 정도인지는 해악의 구체적 내용과 표현 방법, 피해자와 법인의 관계, 법인 안에서 피해자의 지위와 역할, 고지 경위, 법인의 상황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한편 협박죄는 사람의 의사결정의 자유를 보호하므로 법인은 협박죄의 객체가 될 수 없습니다. 또 정당한 절차로 자신의 무고함을 주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무관한 회사 비리를 고발하겠다고 한 것은 사회통념상 용인할 수 있는 정도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 결론
- 상고 기각 — 협박 유죄 확정
해설
직장이나 거래 분쟁에서 '회사를 망하게 하겠다', '비리를 터뜨리겠다'는 말은 회사라는 법인을 향한 것처럼 보입니다. 이 판결은 법인은 협박죄의 피해자가 될 수 없지만, 그 말을 직접 들은 임직원에게 공포심을 일으킬 만한 내용이라면 그 사람에 대한 협박이 된다고 정리했습니다. 가족·회사·거래처처럼 피해자와 밀접한 대상을 겨냥한 위협도 같은 방식으로 판단됩니다.
고소를 당한 쪽은 '고발은 누구나 할 수 있는 권리'라고 주장하기 쉽지만, 이 판결은 자기 책임을 피하려는 목적과 그와 무관한 비리 폭로라는 수단이 결합된 점을 문제 삼았습니다. 같은 사건에서 피고인의 횡령 혐의는 무죄가 확정되었는데도 협박은 유죄가 되었다는 점에서, 본래 분쟁에서 누가 옳았는지와 위협이라는 방법이 허용되는지는 따로 판단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판례로 확인할 점 제3자(회사 포함)를 해치겠다는 말도 듣는 사람에게 공포심을 줄 정도면 협박입니다. 본래 분쟁에서 옳았더라도 위협의 방법은 따로 평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