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성범죄, 전자기록과 행위 유형별 쟁점

디지털성범죄는 촬영, 저장, 전송, 게시가 모두 전자기록으로 남는 사건입니다. 이 페이지는 불법촬영과 유포, 딥페이크, 통신매체이용음란(통매음)을 행위 유형별로 나누어 성립 요건과 법정형, 휴대전화 압수와 삭제 지원 절차를 정리합니다.

01

디지털성범죄에 묶이는 행위들

디지털성범죄는 하나의 죄명이 아니라 여러 행위를 묶어 부르는 말입니다. 성폭력처벌법은 카메라 등으로 의사에 반해 신체를 촬영하는 행위(제14조 제1항), 그 촬영물을 퍼뜨리는 행위(같은 조 제2항·제3항), 불법 촬영물을 소지·구입·저장·시청하는 행위(같은 조 제4항), 사람의 얼굴·신체·음성을 성적으로 편집·합성하는 행위(제14조의2), 이런 촬영물·편집물로 협박하거나 강요하는 행위(제14조의3), 전화·메신저 등으로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말이나 영상을 보내는 행위(제13조)를 각각 처벌합니다.

한 사건이 여러 단계에 걸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몰래 찍은 영상을 저장해 두었다가 다른 사람에게 보내면 촬영과 유포가 함께 문제 되고, 그 영상을 빌미로 만남을 요구하면 협박·강요까지 이어집니다. 피해자가 19세 미만이면 아청법의 아동·청소년성착취물 범죄로 훨씬 무겁게 처벌될 수 있습니다.

피해를 입었다면

  • “헤어진 사람이 예전에 찍은 영상을 올리겠다고 합니다.”
  • “제 얼굴이 합성된 사진이 단체방에 돈다고 들었습니다.”
  • “모르는 계정에서 성적인 메시지와 사진이 계속 옵니다.”
  • “지하철에서 누군가 저를 찍은 것 같습니다.”

고소를 당했다면

  • “동의를 받고 찍은 영상인데 불법촬영으로 고소당했습니다.”
  • “단체방에 올라온 영상을 내려받기만 했습니다.”
  • “장난으로 만든 합성 사진도 처벌되나요?”
  • “경찰이 휴대전화를 제출하라고 합니다.”
피해 영상을 다시 퍼뜨리지 마세요

증거를 남기려고 피해 영상을 내려받아 가족이나 지인에게 보내면 오히려 유포 범위를 넓히게 됩니다. 게시물은 주소와 게시 시각이 함께 보이도록 화면을 남기고, 영상 파일 자체의 확인은 수사기관이나 삭제 지원 기관에 맡기는 편이 안전합니다.

신체 접촉이 있었던 사건은 강간·강제추행, 촬영물 없이 협박만 문제 된 사건은 협박·공갈·강요 페이지를 함께 보세요. 성범죄 전반의 처벌과 보안처분은 성범죄 분야 안내에 정리되어 있습니다.

02

행위 유형별로 달라지는 성립 요건

1. 촬영 대상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인지

카메라등이용촬영죄는 모든 신체 촬영을 처벌하지 않습니다. 법원은 피해자와 같은 성별·연령대의 평균적인 사람 입장에서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인지를 보면서, 옷차림과 노출 정도, 촬영자의 의도와 경위, 촬영 장소·각도·거리, 특정 부위를 부각했는지를 함께 따져 사건마다 판단합니다(아래 판례 1). 노출이 적은 옷차림이라도 특정 부위를 겨냥해 찍었다면 해당할 수 있고, 거리 풍경 속에 사람이 함께 찍힌 경우는 다르게 평가될 수 있습니다.

2.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했는지, 언제 범죄가 완성되는지

몰래 찍은 경우뿐 아니라 상대방이 촬영을 알았더라도 거부했다면 ‘의사에 반한’ 촬영입니다. 동영상은 저장 버튼을 누르기 전이라도 촬영이 시작되어 일정 시간이 지나 영상정보가 기기에 입력되었다면 이미 기수(범죄 완성)에 이르렀다고 볼 여지가 크다는 판례가 있습니다(옛 법 조항에 관한 대법원 2011. 6. 9. 선고 2010도10677 판결). 촬영하려다 실패한 경우에도 미수범으로 처벌됩니다(성폭력처벌법 제15조).

3. 유포 — ‘반포’와 ‘제공’, 그리고 사후 유포

‘반포’는 불특정 또는 다수의 사람에게 건네는 것이고, ‘제공’은 반포할 의사 없이 특정한 1명이나 소수에게 건네는 것입니다. 친구 한 명에게 보낸 것도 제공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촬영된 피해자 본인에게 건넨 것은 원칙적으로 제공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판례가 있고(대법원 2018. 8. 1. 선고 2018도1481 판결, 당시 조문은 제14조 제1항), 이때는 통신매체이용음란이나 협박 같은 다른 죄가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촬영 당시에는 동의했거나 상대방이 스스로 찍어 보낸 영상이라도 나중에 그 사람의 의사에 반해 퍼뜨리면 처벌됩니다(제14조 제2항).

4. 소지·시청과 딥페이크 — 행위 시점이 중요합니다

불법 촬영물이나 그 복제물을 소지·구입·저장·시청하면 처벌됩니다(제14조 제4항, 2020. 5. 19. 신설). 딥페이크 같은 허위영상물은 2024. 10. 16. 개정으로 반포 목적이 없어도 편집·합성만으로 처벌하고, 소지·구입·저장·시청도 새로 처벌 대상이 되었습니다(제14조의2 제1항·제4항). 형법 제1조의 행위시법 원칙에 따라 개정 전에 끝난 행위에는 당시의 법이 적용되므로, 파일을 언제 만들거나 받았는지, 언제까지 가지고 있었는지가 따져집니다.

‘모르고 받았다’는 설명은 기록으로 확인됩니다

단체방에서 자동으로 내려받아졌다거나 열어 보지 않았다는 설명은 파일 저장 경로, 열람·재생 기록, 다른 곳으로 옮기거나 다시 보낸 흔적 같은 디지털 기록과 대조됩니다. 기록과 맞지 않는 설명은 오히려 진술 전체의 신빙성을 떨어뜨립니다.

03

통신매체이용음란(통매음) — 목적과 도달

통신매체이용음란죄의 법정형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성폭력처벌법 제13조). 전화·문자·메신저·SNS 메시지처럼 통신매체를 거쳐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을 일으키는 내용을 보낸 경우가 대상이며, 이 죄에는 미수범 처벌 규정이 없습니다.

핵심 요건은 두 가지입니다. 첫째, 자기 또는 다른 사람의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입니다. 두 사람의 관계, 보낸 동기와 경위, 수단과 내용, 상대방의 범위를 종합해 사회통념으로 판단합니다. 둘째, ‘도달’입니다. 상대방이 직접 보는 경우뿐 아니라 실제로 볼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도 도달이며, 사진이 저장된 인터넷 주소(링크)를 보내 곧바로 열어 볼 수 있게 했다면 직접 보낸 것과 같다고 봅니다(아래 판례 2).

‘성적 수치심이나 혐오감’은 단순한 부끄러움이나 불쾌감을 넘어 인격적 존재로서 수치심이나 모욕감을 느끼게 하는 것을 말하며, 피해자와 같은 성별·연령대의 평균적인 사람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보낸 사람이 ‘농담이었다’, ‘화가 나서 보냈다’고 설명해도 대화 전체의 흐름과 표현의 수위가 함께 평가됩니다.

반복되면 스토킹도 함께 봅니다

원하지 않는 메시지·전화가 지속되거나 반복되면 스토킹범죄가 함께 성립할 수 있습니다. 차단해도 다른 계정이나 번호로 연락이 이어진다면 스토킹·가정폭력 페이지에서 긴급응급조치와 잠정조치를 확인하세요.

04

법정형 — 행위 단계별 정리

성폭력처벌법상 촬영물·허위영상물 범죄(2026. 11. 6. 현행)
행위조문법정형
의사에 반한 신체 촬영제14조 제1항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
촬영물·복제물의 반포·제공 등(사후 유포, 스스로 찍은 영상 포함)제14조 제2항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
영리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유포제14조 제3항3년 이상의 유기징역
불법 촬영물·복제물의 소지·구입·저장·시청제14조 제4항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허위영상물 편집·합성·가공(반포 목적 불요)제14조의2 제1항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
허위영상물의 소지·구입·저장·시청제14조의2 제4항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
촬영물·편집물을 이용한 협박제14조의3 제1항1년 이상의 유기징역(그 협박으로 강요하면 3년 이상)
통신매체이용음란제13조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
상습범제14조 제5항 등정한 형의 2분의 1까지 가중
피해자가 아동·청소년이면 — 아청법
행위조문법정형
성착취물 제작·수입·수출제11조 제1항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영리 목적 판매·대여·배포·제공 등제11조 제2항5년 이상의 유기징역
배포·제공, 공연히 전시·상영 등제11조 제3항3년 이상의 유기징역
구입·소지·시청제11조 제5항1년 이상의 유기징역
성착취물을 이용한 협박제11조의2 제1항3년 이상의 유기징역(강요하면 5년 이상)

카메라등이용촬영·허위영상물·촬영물 협박 범죄는 미수범도 처벌하고(제15조), 이런 범죄로 생긴 재산과 그 보수로 얻은 재산은 몰수·추징합니다(제15조의3). 반의사불벌죄가 아니어서 합의나 처벌불원이 있어도 공소 제기가 막히지 않으며, 양형에서 참작되는 사정에 그칩니다.

등록대상 성범죄로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이 확정되면 신상정보 등록 대상이 되는데, 통신매체이용음란은 예외적으로 벌금형이 선고된 경우만 등록에서 빠집니다(제42조 제1항 단서). 카메라등이용촬영은 벌금형이어도 등록 대상입니다. 유죄판결이나 약식명령 때에는 수강명령 또는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명령이 원칙적으로 함께 부과됩니다(제16조).

05

전자기록과 디지털 증거

디지털성범죄의 증거는 대부분 기기와 서버에 남습니다. 촬영 일시와 기기 정보가 담긴 파일 속성, 메신저 전송 기록, 클라우드 동기화 기록, 게시판의 게시 시각과 계정 정보가 사실관계를 보여 줍니다. 피해자와 피의자 모두 이런 기록이 무엇을 보여 주고 무엇을 보여 주지 못하는지 구분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해자 쪽에서 남길 기록

  • 게시물 주소와 게시 시각이 보이는 화면 캡처
  • 가해 계정의 아이디·닉네임·프로필 화면
  • 협박·요구 메시지 원본과 송금 요구 내역
  • 촬영 장소·일시와 당시 함께 있던 사람
  • 플랫폼에 삭제를 요청한 기록과 답변
  • 경찰 신고·상담 접수 번호

고소를 당한 쪽에서 확인할 기록

  • 문제 된 파일을 만들거나 받은 경위와 시점
  • 촬영 당시 상대방의 인식·동의를 보여 주는 대화
  • 전송 상대와 횟수(한 명인지 단체방인지)
  • 클라우드 자동 백업·다른 기기 저장 여부
  • 이미 제출하거나 압수된 기기와 압수목록
기기를 초기화하거나 파일을 지우지 마세요

수사가 시작된 뒤 파일을 지우거나 휴대전화를 바꾸고 초기화하면 포렌식으로 흔적이 드러나는 경우가 많고, 증거인멸 정황으로 평가되어 구속 판단에 불리합니다. 피해자도 가해자와의 대화방을 나가거나 메시지를 지우면 원본 확인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휴대전화를 임의로 제출하거나 영장으로 압수당할 때에는 압수 범위와 참여권이 문제 됩니다. 제출할 때 범위를 밝힐 수 있고, 수사기관이 전자정보를 탐색·복제하는 과정에 참여할지 확인받으며, 압수된 전자정보 목록을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불법촬영 사건에서는 같은 유형의 영상이 범행 경위를 보여 주는 정황증거로 관련성이 비교적 넓게 인정되고, 촬영 목적의 위장형 카메라처럼 다른 사생활 정보가 섞일 여지가 거의 없는 기기는 참여 절차가 없었다는 사정만으로 증거능력이 부정되지 않는다는 판례가 있습니다(아래 판례 3).

06

신고부터 재판까지 — 2026. 10. 2. 이후 절차

  1. 01
    신고와 긴급 대응

    112 신고나 경찰서 방문으로 시작합니다. 유포·협박이 진행 중이면 그 사실을 먼저 알리세요. 경찰은 촬영물·편집물이 정보통신망에 유통되는 것을 확인하면 지체 없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와 플랫폼에 삭제·접속차단을 요청해야 합니다(성폭력처벌법 제23조의2).

  2. 02
    경찰 수사

    디지털성범죄도 대부분 경찰이 수사합니다. 계정 추적, 플랫폼 자료 요청, 휴대전화·PC 압수와 포렌식이 이어지고, 피의자신문에는 변호인이 참여할 수 있습니다.

  3. 03
    전건송치

    2026. 10. 2.부터 성폭력범죄와 아동·청소년대상 성범죄는 경찰이 수사를 마치면 모두 검사에게 송치합니다(성폭력처벌법 제26조의2, 아청법 제25조의11). 통신매체이용음란과 카메라등이용촬영도 성폭력범죄여서 같습니다.

  4. 04
    공소청 검사의 판단

    검사는 기소, 약식명령 청구, 불기소 등을 정하고 필요하면 보완수사를 요구합니다. 이 단계에서 검사가 의견을 듣고 받은 진술은 재판 증거로 쓰이지 않습니다(형사소송법 제245조의13).

  5. 05
    불기소에 대한 불복

    고소인은 불기소 통지를 받은 날부터 30일 안에 항고하고,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재정신청을 할 수 있습니다(공소청법 제57조, 형사소송법 제260조).

  6. 06
    재판과 부수처분

    유죄가 인정되면 형과 함께 신상정보 등록, 수강·이수명령, 촬영물의 몰수 등이 정해질 수 있습니다. 판결에 불복하면 7일 안에 항소합니다.

피해자가 챙길 일

  • 신고 때 유포·협박이 진행 중인지 분명히 알리기
  • 국선변호사 선정·신뢰관계인 동석 요청(성폭력처벌법 제27조·제34조)
  • 삭제 지원 신청과 진행 상황 확인
  • 불기소 통지를 받으면 30일 안에 항고 여부 판단

피의자가 챙길 일

  • 혐의가 촬영·유포·소지·통매음 중 무엇인지 확인
  • 압수 범위와 참여 여부를 확인하고 압수목록 받아 두기
  • 피해자에게 직접 연락하거나 삭제를 조건으로 합의 요구하지 않기
  • 조서가 진술한 대로 적혔는지 꼼꼼히 확인

07

삭제 지원과 피해 확산 막기

유포 피해는 시간이 지날수록 커집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불법촬영물·허위영상물·아동·청소년성착취물이 정보통신망에 유포된 피해자에게 해당 촬영물과 신상정보의 삭제를 지원할 수 있고(성폭력방지법 제7조의3), 한국여성인권진흥원에 둔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가 피해 신고 접수·긴급상담과 삭제 지원을 맡습니다(제7조의4).

삭제 지원은 피해자 본인뿐 아니라 배우자, 직계친족, 형제자매, 피해자가 지정한 대리인도 요청할 수 있습니다(제7조의3 제2항). 경찰 신고와 별도로 진행할 수 있으니, 신고 여부를 고민하는 중이라도 확산을 막는 조치는 먼저 검토하세요.

삭제를 미끼로 한 요구에 응하지 마세요

영상을 지워 주겠다며 돈이나 만남을 요구하는 경우, 요구를 들어준다고 위협이 멈춘다고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대화 내용과 계정 정보, 송금 요구 내역을 그대로 남겨 두고 신고하세요. 촬영물이나 합성물을 이용한 협박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으로 처벌되는 무거운 범죄입니다(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

피의자 쪽에서는 문제 된 파일을 스스로 지우는 것이 피해 회복처럼 보일 수 있지만, 수사 중의 임의 삭제는 증거인멸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파일 처리는 수사기관의 압수·몰수 절차를 따르고, 사과나 피해 회복의 뜻은 변호인을 통해 피해자 의사를 먼저 확인한 뒤 전달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CASE LAW

공개 판례로 보는 신체·도달·압수의 기준

아래 세 판결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 공개된 대법원 판결을 형블리 법률정보팀이 요약하고 해설한 것입니다. 형블리가 관여한 사건이 아니며, 기기·전송 방식·관계가 조금만 달라도 결론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판례 01공개 판례 해설

촬영된 신체가 처벌 대상인지 판단하는 기준

대법원 2008. 9. 25. 선고 2008도7007 판결구 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핵심 쟁점
치마 아래로 드러난 무릎 위 허벅다리 부분을 촬영한 것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를 촬영한 것인지, 그 판단을 어떤 기준으로 해야 하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사실관계
피고인은 버스에서 바로 옆 좌석에 앉은 피해자의 치마 밑으로 드러난 무릎 위 허벅다리 부분을 휴대전화 카메라로 약 30cm 거리에서 정면으로 촬영했다는 공소사실로 기소되었습니다. 원심은 이 부위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신체에 해당한다고 보아 유죄로 판단했고, 피고인이 상고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이 조항이 인격체인 피해자의 성적 자유와 함부로 촬영당하지 않을 자유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고 보았습니다. 촬영 부위가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타인의 신체’인지는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성별·연령대의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사람들의 입장에서 그런 신체에 해당하는지를 고려함과 아울러, 피해자의 옷차림과 노출 정도, 촬영자의 의도와 촬영에 이르게 된 경위, 촬영 장소·각도·거리, 촬영된 원판의 이미지, 특정 신체 부위의 부각 여부 등을 종합해 구체적·개별적·상대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 기준에 비추어 원심의 유죄 판단을 정당하다고 보았습니다.
결론
상고 기각 — 유죄 확정

해설

당시 조항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14조의2였고, 지금은 성폭력처벌법 제14조 제1항이 ‘성적 욕망 또는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사람의 신체’를 촬영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촬영한 경우를 처벌합니다. 법정형은 그 뒤 여러 차례 높아졌지만, 이 판결이 제시한 종합 판단 기준은 통신매체이용음란 사건(아래 판례 2)에서도 인용되는 등 계속 쓰이고 있습니다.

이 기준은 노출이 많았는지 하나로 결론이 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피해자 쪽에서는 촬영 거리와 각도, 특정 부위를 겨냥한 정황, 촬영 직후 상대방의 행동을 구체적으로 진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같은 사람을 여러 번 찍은 기록이 있다면 그것도 의도를 보여 주는 정황이 될 수 있습니다.

피의자 쪽에서는 촬영된 원판 이미지도 판단 요소의 하나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일상적인 장면 속에 사람이 함께 찍혔을 뿐인지, 특정 부위가 부각되었는지는 사진과 영상을 놓고 구체적으로 다투게 됩니다. 파일을 지우면 복원된 원판과 삭제 사실만 남아 불리할 수 있습니다.

이 판례로 확인할 점 촬영 대상 신체에 해당하는지는 노출 정도만이 아니라 촬영 의도·경위·장소·각도·거리·부각 여부를 종합해 사건마다 판단합니다.

판례 02공개 판례 해설

사진이 저장된 링크를 보낸 것도 ‘도달’이다

대법원 2017. 6. 8. 선고 2016도21389 판결성폭력처벌법 위반(통신매체이용음란)

핵심 쟁점
상대방의 나체 사진을 직접 전송하지 않고 사진이 저장된 인터넷 주소(링크)를 메신저로 보낸 것이 ‘상대방에게 도달하게 한’ 것인지, 성적 욕망을 만족시킬 목적이 있었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사실관계
피고인은 관계가 나빠진 피해자에게 욕설이 섞인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예전에 성관계를 하며 찍은 피해자의 나체 사진 2장이 저장된 인터넷 저장공간의 주소 링크를 메신저로 보냈습니다. 원심은 링크만 보냈을 뿐 사진을 직접 전송하지 않았고, 사진이 동의 아래 촬영되었으며 협박 의도도 인정하기 어렵다는 등의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도달하게 한다’는 것은 상대방이 성적 수치심을 일으키는 그림 등을 직접 접하는 경우뿐 아니라 실제로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 두는 것을 뜻한다고 했습니다. 링크를 보내 그림 등이 상대방에게 인식될 수 있는 상태에 놓여 실질적으로 직접 전달과 다를 바 없고, 상대방이 링크로 별다른 제한 없이 바로 접할 수 있는 상태가 실제로 조성되었다면 구성요건을 충족한다고 보았습니다. 성적 욕망 목적은 관계, 동기와 경위, 수단과 방법, 내용, 상대방 범위 등을 종합해 사회통념으로 판단하고, 성적 수치심은 피해자와 같은 성별·연령대의 평균적인 사람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사진이 동의를 받아 촬영되었는지는 구성요건이 아니며, 보낼 당시 피해자의 의사에 반했다면 이 죄가 성립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결론
원심판결(무죄) 파기, 서울동부지방법원에 환송

해설

이 판결은 전송 방식이 달라져도 실질을 본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파일 대신 링크나 클라우드 공유 주소를 보냈더라도 상대방이 바로 열어 볼 수 있는 상태가 만들어졌다면 직접 보낸 것과 같이 평가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 쪽에서는 받은 메시지뿐 아니라 그 앞뒤로 오간 대화가 목적을 판단하는 핵심 자료라는 점이 중요합니다. 대법원도 사진을 보내기 직전의 욕설 메시지, 이후의 메시지, 피고인의 수사기관 진술을 함께 보고 목적을 인정했습니다. 링크는 나중에 지워질 수 있으니 받은 화면과 주소를 바로 남겨 두세요.

피의자 쪽에서는 ‘동의하에 찍은 사진’이라는 사정이 이 죄에 대한 방어가 되지 못한다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쟁점은 보낼 당시 상대방의 의사와 보낸 목적입니다. 같은 사진을 제3자에게 보냈다면 촬영물 반포·제공(제14조 제2항)이 문제 됩니다.

이 판례로 확인할 점 링크나 공유 주소처럼 간접적인 방식이라도 상대방이 곧바로 볼 수 있게 했다면 ‘도달’에 해당하고, 촬영 당시의 동의는 이 죄의 성립을 막지 못합니다.

판례 03공개 판례 해설

위장형 카메라 영상의 압수와 피의자 참여권

대법원 2021. 11. 25. 선고 2019도7342 판결성폭력처벌법 위반(카메라등이용촬영) 등

핵심 쟁점
숙박업소 업주가 임의제출한 위장형 카메라의 메모리카드에서 나온 다른 객실 영상을 증거로 쓸 수 있는지, 피고인에게 참여 기회를 주지 않고 전자정보 목록을 교부하지 않았다면 증거능력이 없는지가 쟁점이었습니다.
사실관계
피고인은 숙박업소의 여러 객실에 위장형 소형 카메라를 몰래 설치해 투숙객들의 신체를 촬영했다는 공소사실 등으로 기소되었습니다. 카메라를 발견한 투숙객의 신고로 경찰은 업주에게서 카메라들을 임의제출받았고, 메모리카드에서 다른 객실의 영상도 확인했습니다. 원심은 그중 일부 객실 촬영 부분에 대해 제출 범위가 불명확하고 피고인 측 참여권이 보장되지 않았으며 전자정보 목록도 교부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법원의 판단
대법원은 임의제출자의 의사가 불명확하면 압수의 동기가 된 범죄혐의사실과 구체적·개별적 연관관계가 있는 전자정보만 압수할 수 있다고 하면서도, 불법촬영처럼 상습성이나 성적 기호의 발현에 따른 일련의 범행으로 의심되는 경우에는 같은 유형의 영상에서 발견되는 간접증거·정황증거도 관련성이 인정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또 피의자 소유 매체를 제3자가 임의제출하면 원칙적으로 피의자에게 참여권을 보장하고 전자정보 목록을 교부해야 하지만, 오직 불법촬영 목적으로 은밀히 설치되고 동작이 감지될 때만 촬영하는 위장형 카메라처럼 별도로 보호할 전자정보가 섞일 가능성을 상정하기 어려운 매체라면 그런 조치가 없었다는 점만으로 곧바로 증거능력을 부정할 것은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결론
원심판결 파기, 의정부지방법원에 환송(무죄 부분 영상의 증거능력 인정)

해설

이 판결은 디지털성범죄 수사에서 자주 다투어지는 두 가지, 즉 ‘어디까지 압수할 수 있는가’와 ‘누가 절차에 참여해야 하는가’를 함께 다뤘습니다. 휴대전화처럼 사생활 정보가 가득한 기기라면 제3자가 냈더라도 피의자의 참여권과 목록 교부가 원칙이지만, 촬영 전용 장치는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피의자 쪽에서는 압수 절차의 하자를 다툴 때 기기의 성격부터 따져야 합니다. 휴대전화·PC처럼 다른 정보가 섞인 매체에서 혐의와 무관한 정보까지 탐색했는지, 참여 기회와 목록 교부가 있었는지가 쟁점입니다. 반대로 같은 유형의 불법촬영 영상은 범행 동기와 경위를 보여 주는 정황증거로 관련성이 넓게 인정될 수 있습니다.

피해자 쪽에서는 대법원이 불법촬영물은 피해자의 인격권을 현저히 침해하고 몰수 대상이기도 하므로 신속히 압수해 유통 가능성을 차단할 필요가 크다고 밝힌 점이 의미가 있습니다. 숙박업소나 화장실에서 의심 기기를 발견하면 직접 분해하지 말고 그대로 신고하는 것이 증거 보존에 도움이 됩니다.

이 판례로 확인할 점 제3자가 낸 기기라도 휴대전화처럼 사생활 정보가 섞인 매체는 피의자 참여권이 원칙이지만, 불법촬영 전용 위장형 카메라는 그 절차가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증거능력이 부정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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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담 전에 준비하면 좋은 자료

디지털성범죄 상담은 ‘어떤 파일이, 언제, 어디에서, 누구에게’를 정리하는 데서 시작합니다. 아래 목록을 기준으로 확인된 것과 아직 모르는 것을 나눠 두세요.

  • 문제 된 촬영·게시·전송의 일시와 장소
  • 관련 계정·닉네임·플랫폼 이름
  • 게시물 주소와 화면 캡처(영상 원본은 제외)
  • 상대방과의 관계와 이전 대화
  • 촬영 당시 동의 여부를 보여 주는 대화
  • 협박·요구 메시지와 송금 요구 내역
  • 휴대전화 제출·압수 여부와 압수목록
  • 출석요구서 등 수사기관에서 받은 서류
  • 삭제 요청·지원 신청 기록
  • 피해자가 19세 미만인지 여부
촬영물 원본은 올리지 마세요

성적인 촬영물이나 합성물은 상담 자료로 옮기지 말고, 그런 파일이 있다는 사실과 경위만 글로 적으세요. 법률보고서에는 대화 캡처를 모은 PDF, 경위서, 삭제 요청 기록 같은 문서 파일을 올리면 됩니다. 피해자의 실명·연락처 같은 신상 정보도 꼭 필요한 범위만 적는 것이 좋습니다.

어떤 행위가 어느 조항에 걸리는지 먼저 짚어 보고 싶다면 형블리 상담에서 상황을 설명하고 쟁점과 할 일을 정리할 수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동의하고 찍은 영상인데도 처벌되나요?
촬영 자체에 동의가 있었다면 의사에 반한 촬영(제14조 제1항)은 성립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영상을 뒷날 촬영된 사람의 뜻에 반해 누군가에게 보내거나 올리면 촬영물 반포 등으로 처벌되고, 상대방이 스스로 찍어 보낸 영상도 같습니다(제14조 제2항). 동의의 범위가 ‘촬영’까지였는지 ‘보관·공유’까지였는지가 다툼이 되기도 하며, 영상을 빌미로 협박하면 제14조의3의 무거운 처벌을 받습니다.
Q단체방에 올라온 영상을 내려받기만 해도 처벌되나요?
불법 촬영물이나 복제물을 소지·구입·저장·시청하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입니다(제14조 제4항). 딥페이크 허위영상물도 2024. 10. 16.부터 같습니다. 그것이 불법 촬영물임을 알았는지, 실제로 저장·시청했는지는 저장 경로와 열람 기록 같은 디지털 기록으로 판단합니다. 등장인물이 아동·청소년으로 명백하게 인식되는 영상이면 아청법상 구입·소지·시청죄(1년 이상의 유기징역)가 문제 됩니다.
Q합성 사진을 만들기만 하고 아무에게도 안 보냈어요.
2024. 10. 16. 이후의 행위라면 반포할 목적이 없어도 대상자의 의사에 반해 성적 욕망이나 수치심을 유발할 수 있는 형태로 편집·합성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됩니다(제14조의2 제1항). 개정 전에 끝난 행위에는 당시 법이 적용되어 반포 목적이 요건이었습니다. 만든 시점과 파일을 보관한 기간을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Q통매음은 상대방이 메시지를 안 읽었어도 성립하나요?
‘도달’은 상대방이 실제로 읽은 경우에 한정되지 않고, 별다른 제한 없이 바로 볼 수 있는 상태에 두면 충분하다는 것이 판례입니다. 링크를 보내 곧바로 열어 볼 수 있게 한 경우도 같습니다. 다만 성적 욕망을 유발하거나 만족시킬 목적이 있었는지는 대화 전체의 맥락으로 따로 판단하고, 통신매체이용음란은 미수범 처벌 규정이 없습니다.
Q경찰이 휴대전화를 제출하라고 하면 꼭 내야 하나요?
임의제출은 말 그대로 자발적인 제출이어서 거절할 수 있지만, 수사기관은 영장을 받아 압수할 수 있습니다. 제출한다면 제출 범위를 분명히 밝히고, 전자정보 탐색·복제 과정에 참여할지 확인하며, 압수된 전자정보 목록을 받아 두는 것이 좋습니다. 제출을 앞두고 파일을 지우거나 초기화하면 증거인멸로 평가될 수 있습니다.
Q벌금형을 받아도 신상정보 등록이 되나요?
카메라등이용촬영, 촬영물 유포, 허위영상물 범죄는 벌금형이 확정되어도 신상정보 등록 대상입니다. 통신매체이용음란은 벌금형이 선고되면 등록에서 빠지는 예외에 해당하고, 징역형이면 집행이 유예되어도 등록됩니다(성폭력처벌법 제42조 제1항 단서). 등록 기간은 선고된 형에 따라 달라집니다.
Q유포 협박을 받는데 신고하면 영상이 더 퍼질까 봐 두렵습니다.
신고와 함께 삭제·차단 조치를 요청할 수 있습니다. 경찰은 유통을 확인하면 지체 없이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와 플랫폼에 삭제·접속차단을 요청해야 하고, 중앙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도 신고 접수와 삭제를 지원합니다. 요구를 들어준다고 위협이 끝난다고 보기 어려우니 대화와 계정 정보를 남겨 두고 바로 도움을 요청하세요.
관련 법령
  • 성폭력처벌법 제13조(통신매체를 이용한 음란행위)
  • 성폭력처벌법 제14조(카메라 등을 이용한 촬영)
  •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2(허위영상물 등의 반포등)
  • 성폭력처벌법 제14조의3(촬영물과 편집물 등을 이용한 협박·강요)
  • 성폭력처벌법 제15조의3(몰수 및 추징)
  • 성폭력처벌법 제23조의2(디지털 성범죄의 피해확대 방지)
  • 성폭력처벌법 제26조의2(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 성폭력처벌법 제42조(신상정보 등록대상자)
  • 아동·청소년성보호법 제11조(아동·청소년성착취물의 제작·배포 등)
  • 성폭력방지법 제7조의3·제7조의4(삭제 지원)
  • 형사소송법 제121조·제219조(압수·수색 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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