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장을 쓰고 바로 돌려놓아도 절도가 될 수 있다
- 핵심 쟁점
- 다른 사람의 예금통장을 몰래 가져가 예금을 인출한 뒤 곧바로 제자리에 돌려놓았다면, 예금통장 자체에 대한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어 절도죄가 되는가.
- 사실관계
- 피고인은 현장소장으로 일하던 회사로부터 월급 등을 제대로 받지 못할 것을 염려해, 회사 사무실에서 회사 명의 예금통장을 몰래 가지고 나가 예금 1,000만 원을 인출한 뒤 통장을 다시 제자리에 갖다 놓았습니다. 원심은 통장을 사용하고 곧 반환했으므로 통장에 대한 불법영득의사가 없다며 이 절도 부분을 무죄로 판단했고, 검사가 상고했습니다.
- 법원의 판단
- 대법원은 타인의 재물을 무단 사용하는 경우 그 사용으로 재물 자체의 경제적 가치가 상당한 정도로 소모되거나, 사용 후 본래 장소가 아닌 곳에 버리거나, 곧 반환하지 않고 장시간 점유했다면 불법영득의사를 인정할 수 있다고 보았습니다. 예금통장은 유가증권은 아니지만 예금계약 사실과 예금액을 증명하는 기능이 있고 이 기능은 통장 자체의 경제적 가치이므로, 통장으로 예금을 인출하면 인출액만큼 그 가치가 소모됩니다. 따라서 통장을 무단 사용해 예금을 인출한 뒤 바로 반환했더라도 그 소모가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경미하지 않은 이상 통장에 대한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되어 절도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했습니다.
- 결론
- 원심판결 파기, 환송 — 통장 절도 부분 무죄 판단에 법리오해
해설
'잠깐 쓰고 돌려놓았다'는 주장은 절도 사건에서 가장 흔한 방어 논리입니다. 이 판결은 돌려놓았다는 사실만으로 충분하지 않고, 사용하는 동안 물건의 가치가 얼마나 소모되었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기준을 보여 줍니다. 통장·카드처럼 물건 자체보다 기능에 가치가 있는 물건은 제자리에 돌려놓아도 그 기능이 소모되었다고 평가될 수 있습니다.
피의자 쪽에서는 사용 기간, 반환한 경위와 장소, 물건의 상태 변화를 구체적으로 정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피해자 쪽에서는 물건이 사라졌다가 돌아온 시각과 그 사이 생긴 출금·결제 같은 흔적이 핵심 자료가 됩니다. 돈을 꺼낸 행위는 그 방법에 따라 통장 절도와 별도로 평가될 수 있으므로 행위별로 나눠 정리하세요.
이 판례로 확인할 점 물건을 곧 돌려놓았더라도 사용으로 경제적 가치가 상당히 소모되었다면 절도의 불법영득의사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